
▲ 주정하 동문
주정하(디지털콘텐츠학과·15) 동문은 현재 종합 숙박·여행 플랫폼 ‘여기어때’에서 마케터로 근무하고 있다. 공대 계열 전공을 살려 다양한 대외활동과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이어온 그는, 마침내 브랜드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마케터의 길을 걷고 있다. 공대생에서 마케터가 되기까지의 과정부터 현재의 일상, 앞으로의 목표에 이르기까지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A. 디지털콘텐츠학과 15학번 주정하이다. 2021년 2월에 졸업했으며, 졸업 후 외국계 기업에서 콘텐츠 마케터로 시작해 ‘오늘의집’을 거쳐 현재까지 마케터로 일하고 있다.
Q. 현재 여기어때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
A. 마케팅총괄 BXP1팀에서 공식 SNS 채널을 담당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 브랜드 채널을 운영하고 있으며, 여행과 숙소에 대한 정보와 인사이트를 전하는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한다.
Q. 공대 계열 전공에서 마케터로 진로를 바꾸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A. 전공이 잘 맞지 않았다. 처음에 디지털콘텐츠학과라는 이름을 보고 뭔가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학과인줄 알았는데 컴퓨터공학에 가까웠다. 1학년 1학기 첫 전공 수업에서 F를 받고 잘 맞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그 이후로 복수 전공, 교환학생, 대외활동을 하면서 나의 적성과 진로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던 것 같다. 교환학생 때 좋은 사람들을 만나 ‘난 사람 속에서 사람을 위한 일을 해야겠다’라는 작은 방향성을 잡고 그런 직업이 뭐가 있을까를 많이 고민했다. 그 고민의 답이 나에게는 마케터였던 것 같다. 마케터는 끊임없이 사람들이 뭘 좋아할지 고민하고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Q. 마케팅 분야로 진출하기 위해 어떤 활동이나 노력을 했는가?
A. 공대생으로서 마케팅과 관련된 지식이나 경험이 부족하다고 느껴 다양한 활동을 통해 경험을 쌓고자 노력했다. 가장 먼저 도전한 건 대외활동이었다. 대외활동을 하면서 실무 경험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고, 이후 마케팅 인턴으로도 일했다. 실무를 하다 보니 SNS 채널을 사이드로 운영하는 사람들을 보게 되었고, 나도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채널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SNS 운영도 병행했다. 처음부터 ‘마케터가 되겠다’는 확고한 목표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저 좋아하는 것, 재미있어 보이는 것을 따라가다 보니 마케터라는 직업에 자연스럽게 닿게 되었다.
Q. 마케팅 업무를 할 때 도움이 되었던 전공 배경이나 관점이 있다면?
A. 마케팅은 결국 성과를 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하게 된다. 그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실험을 많이 했다. 성공한 콘텐츠의 공통점을 분석하고, 가설을 세워 실험을 진행했다. 예를 들어 ‘A 키워드가 들어간 콘텐츠는 노출이 더 많다’, ‘CTA 버튼이 상단에 있으면 유입이 더 높다’와 같은 가설을 바탕으로 실험군과 대조군을 설정하고 실제 운영하며 결과를 비교했다. 성공하면 공식화하고, 실패하면 기록하고 다음 실험을 준비했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는 방식은 공대에서 배운 논리적 사고나 문제 해결력과도 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함께 일하던 팀장님이 나를 ‘미친 과학자’라고 부르며 좋게 평가해 주셨고, 그 시절 계약직이었던 나에게 정규직 기회를 주셨다.
Q. 향후 커리어 목표나 마케터로서의 지향점이 있다면?
A. 좋은 영향을 주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 단순히 판매 실적이 좋은 브랜드가 아니라, 사람들의 일상에 진짜로 스며들 수 있는 브랜드 말이다. 어떤 브랜드는 존재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내가 좋아하는 걸 누군가와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경험이 된다. 그런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를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다양한 콘텐츠 실험과 브랜드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장기적으로는 브랜드의 방향성과 메시지를 총괄하는 브랜드 디렉터로 성장하고 싶다.
Q. 마케터라는 직무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사람에게 관심을 갖는 직업이라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마케팅은 사람의 관심을 얻기 위한 일이다. 누가 이걸 좋아할까? 왜 좋아할까? 어디서 봤을까? 무엇을 느꼈을까? 이런 질문을 계속 던져야 한다. 결국 모든 마케팅은 사람으로부터 출발해 사람으로 돌아온다. 그 과정에서 나의 관심과 애정, 고민이 누군가에게 닿을 수 있다는 점이 마케터라는 직무를 더욱 의미 있게 만든다. 또, 실험하고 분석하는 일이 반복되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다는 점도 매력이다. 매번 새로운 가설을 세우고, 실제로 반응을 보는 것이 마치 실험실 속 과학자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Q. 마지막으로, 마케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A. 처음부터 정답을 찾으려고 조급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 역시도 처음부터 마케터를 꿈꿨던 건 아니다.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하나씩 나에게 맞는 것을 찾았다. 좋아하는 것, 관심 가는 것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진다. ‘이 경험이 과연 도움이 될까?’라는 고민보다는, ‘지금 나에게 흥미로운가?’라는 질문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신만의 언어로 경험을 설명할 수 있는 힘을 길렀으면 좋겠다. 같은 경험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 경험이 누군가에게 닿을 수 있는 이야기로 완성되는 순간, 이미 마케터의 자질을 갖춘 셈이라고 생각한다.
취재/ 이다빈 홍보기자(agfa845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