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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과 피가 섞이면 빛을 발한다” 독일인의 귀를 사로잡은 음악과 이장원 동문을 만나다
2017-10-26 hit 2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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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라이프치히(Liepzig) 게반트하우스 콘서트홀에서 오케스트라가 열리고 있다.


오케스트라와 함께 솔리스트로 무대에 오른 한 남자가 노래를 마치자 객석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한국에서 온 바리톤 역의 레오나르도 장원 리(Leonardo Jang Won Lee)다. 그의 한국이름은 이장원(음악과·07)


이장원 동문은 여러 해 동안 독일에서 다양한 오페라에 솔리스트로 무대에 올랐다. 지난 7월 17일부터 23일까지는 독일 킬 오페라 국립극장에서 열린 오페라 ‘투란도트’에 출연했다. ‘투란도트’에서 보여준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은 총감독은 그에게 오페라 ‘아라벨라’의 백작 역을 제안했다. 그는 또한 오페라 ‘리골레토’도 출연 예정이다.


이 동문은 세종대 음악과를 수석 졸업하고 현재 하노버 국립음대 최고연주자 과정에 재학 중이며, 음악성을 인정 받아 다양한 프로덕션에 참가해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이장원 동문을 만나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놀 땐 제대로 놀고 할 땐 제대로 하자


이장원 동문은 공부도 열심히 하고 노는 것도 열심히 하던 학생이었다. 학생이라는 신분 하에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도, 돌아오지 않는 20대의 젊음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전공인 성악 외에도 도전의식을 가지고 다방면의 도전을 즐겼다. 새로운 것을 맞닥뜨리는 것이 즐거웠다.


“김인수 교수님은 남들보다 빠르게 가기 위해 비포장된 지름길로 가지 않게 하셨다”며, “가야 할 길이 힘들고 느려도 정도(正道)를 걸으며 올바르고 안전한 아스팔트길로 달려야 한다고 지도해주셨다.”


김인수 음악과 교수는 서울대 음대 출신으로 이탈리아 롯시니 국립음악대 Osimo 아카데미 재학 중 1986년 B.Gilgli 콩쿠르 1위, 1987년 나폴리 콩쿠르 1위를 한 국제적인 성악가다. 이러한 김 교수 밑에서 성악을 배운 이장원 동문은 미래가 기대되는 제자였다.


이 동문은 학부생 시절 배운 것들이 자신의 음악인생에 큰 토대가 되었다고 말한다. 전공수업 시간에 배운 올바른 호흡과 음악에 대한 건강한 생각이 오늘날에 그를 있게 한 가장 큰 거름이 되었다는 것이다. 훌륭한 선생님들에게 성악을 깊이 있게 배울 수 있었다는 그는 현재도 학부 시절의 가르침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 바리톤 역의 이장원 동문


더 높이 날아오르기 위한 새로운 도전


이장원 동문은 2007년 세종대학교를 졸업하고 오페라를 더 공부하기 위해 독일 하노버 국립음대 오페라학과에 진학했다. 이 동문은 독일에서 공부하며 보고 느낀 경험들이 자신의 오페라 인생에 큰 밑바탕이 되었다고 말한다.


“독일에서 공부를 하며 오페라에 대한 견문이 더 넓어졌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것들은 잠시 내려놓고 새로운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를 가지면서 더 집중해서 배울 수 있게 된 것 같다”


석사과정을 졸업한 후 최고 연주자 과정을 밟던 중 우연히 기회가 찾아왔다. 한 에이전시에서 오페라 투란도트의 출연자 오디션을 개최한다는 것이었다. 이 동문은 그날로 오디션에 참가하고 선발이 되어 무대에 오르게 된다.


자신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기 위해 이 동문은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이런 그의 모습에 감명을 받은 투란도트 총감독은 올해 12월에 열릴 예정인 오페라 ‘아라벨라’의 백작 역을 제안하기에 이른다.


땀과 피가 섞이면 빛을 발한다


이 동문은 자신을 찾아준 관객들에게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항상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이러한 과정은 그에게 굉장히 큰 에너지를 필요로 하게 하여 어려움을 겪었던 시기도 있었다.


“노래를 할 때 배역의 몰입도와 해석력은 특별해야만 한다. 총체적으로 이러한 능력을 잘 유지시키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 매일 내 자신을 옥죄여 왔던 시기가 있었다. ‘해야만 해’, ‘되어야만 해’ 등과 같은 일종의 강박이었다”


이러한 어려움이 있었지만 주변 사람들의 도움과 격려에 힘입어 에너지를 얻고 극복할 수 있었다. 이러한 열정을 알아본 것인지 오페라디렉터들이 이 동문에게 다양한 배역을 제안하여 그는 지금도 한창 새로운 배역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최고를 위해 노력하는 이 동문의 활발한 활동이 기대된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피나는 노력은 스스로를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고 절실히 느끼고 있다. 세상이 우리를 지치고 힘들게 할 수 있는 순간이 올 지라도 나 자신을 믿으며 웃으면서 노력한다면 분명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세종 가족들이 스스로를 믿고 웃으며 하루를 멋지게 살아가시길 바란다.”



취재 및 글 | 강현욱 홍보기자(khw218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