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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 7남매’를 아십니까? 산업디자인학과 랩(Lab)이 주목받는 이유
2016-10-19 hit 2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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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디자인학과 ‘랩 7남매’이다. 왼쪽 위에서부터 LAB.P, [ ]BLOCK, MAD, MOV, LUSH, RAC.IN, PANTONE이다.


내년부터 소프트웨어중심대학의 창의소프트학부로 편입되는 산업디자인학과의 ‘랩(Lab) 7남매’가 주목받고 있다. 산업디자인학과 학생들이 스스로 운영하는 연구실 성격의 랩이 변화하는 교육 환경 속에서 중심추 역할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랩 7남매는 무엇보다 예체능계열에서 공학계열로 바뀌는 과정에서 초래될 ‘정체성 혼란’을 해소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뿐만 아니라, 학과 개편에 따라 소프트웨어 활용 교육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는 현실에서 바람직한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각양각색, 랩 7남매


화제의 랩 7남매는 ▲MAD(편집 디자인) ▲[ ]BLOCK(인터렉티브 디자인) ▲RAC.IN(운송 디자인) ▲PANTONE(패키지 디자인) ▲MOV(영상 디자인) ▲LUSH(콘텐츠 디자인) ▲LAB.P(제품 디자인) 등으로 이뤄졌다. 이들 랩은 학과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심층적인 연구단체로, 공통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교육에 중점이 맞춰 있다.


Mad for ADvertisement의 약어인 ‘MAD(매드)’는 광고나 디스플레이, 포스터 등 다양한 메시지를 시각적인 감성으로 전달하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는 랩이다. 시각적인 감각을 키우고 관련 프로그램에 대한 기술을 배우는 것이 목표다. MAD는 20명으로 구성돼 있고, 일주일에 한 번씩 포토샵과 일러스트 기초 등을 교육하는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다.


‘[ ]BLOCK(블랜크블락)’은 인터렉티브 디자인을 공부하는 랩으로, [ ]은 인터렉티브 디자인의 가장 큰 특징인 ‘관객과의 소통과 참여’를 나타낸다. 기존의 [ ]BLOCK은 코딩 기술을 이용한 작업에 집중했으나, 금년부터는 정적이고 평면적이었던 포스터 그래픽을 감상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외에도 [ ]BLOCK은 디자인 및 회화 설치 작품 전시회를 꾸준히 다니며 견문을 넓히는 노력에도 열심이다. 구성원은 학과 내 시각디자인 전공 학생과 회화과를 복수전공 중인 학생으로 이뤄졌다.


▲RAC.IN의 스터디 현장이다. 1,2학년을 대상으로 스케치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RAC.IN(라킨)’은 운송 디자인 분야를 연구하는 랩으로, Car을 거꾸로 한 Rac과 人을 영어로 발음한 IN을 붙여 만들어진 명칭이다. 즉, 차를 거꾸로 보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취업을 뛰어넘어 보다 창조적인 운송기기 조형을 도출하는 게 RAC.IN의 목표다. 그리고 RAC.IN은 2009·2013·2015년 현대자동차 디자인 산학을 완수했고, GM, Renault 등 메이커 주관 공모전에서도 실적을 내고 있다.


‘PANTONE(팬톤)’은 패키지 디자인 랩이다. 명칭 PANTONE은 유명 칼러 회사의 이름처럼 우리만의 색을 만들어내자는 의미를 내포한다. 학습 목표는 패키지의 전반적인 과정을 배워 다양한 디자인의 방향을 생각해보는 것이고, 주로 화요일에 스터디가 진행된다. 패키지는 디자인 분야에서 필수적 부분이므로 PANTONE은 시각디자인과 공업디자인 전공 학생 모두에게 활용 가치가 높은 랩이다.


▲MOV에서 제작한 ‘대학생활’이라는 작품이다. 이면이라는 테마에 맞춰 SNS와 다 틀린 시험지 등 대학생활하며 숨기고 싶었던 것들을 연결한 게 특징이다.


‘MOV(모브)’는 Motion of Visual의 약자로 영상 및 뉴미디어 분야를 공부한다. 영상 콘텐츠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기술 활용을 목표로 운영되고 있다. 현 산업디자인학과 커리큘럼 상 영상과 뉴미디어를 배우는 데 한계가 있는데, MOV는 그런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아울러 MOV는 대학내일과 마콜커뮤니케이션컨설팅이 공동주관한 뇌수막염 예방 홍보영상을 제작하는 등 구체적인 성과도 내고 있다.


‘Lush(러쉬)’는 콘텐츠 디자인을 담당하는 랩이다. 다양한 콘텐츠 사업을 하는 작가나 디자이너를 꿈꾸는 학생들이 모여 활동하고 있고, 캐릭터, 일러스트, 게임, 동화책 등 다양한 예술 콘텐츠 개발을 목표로 한다. Lush는 금년에 신설된 랩인데, 학과 내에서 신선하다는 반응을 받고 있다. 현재 Lush는 플리마켓과 소규모의 전시전, 공모전을 준비하고 있고, 매주 스터디를 통해 콘텐츠 개발 연구에도 매진하고 있다.


▲LAB.P에서 제작한 ‘ZERO'이다. 원심력을 이용해 안에 남아있는 로션을 끝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LAB.P(랩피)’는 제품 디자인을 다룬다. P가 발전소(Powerhouse)의 줄임말로, 생활에 필요한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처럼 일상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만들고, 사람들에게 도움되는 제품을 디자인하겠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학습 목표는 인간 중심의 관점에서 디자인을 보고, 사용자의 욕구를 파악해 이를 충족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디자인으로 실현하는 과정을 배우는 데 있다. LAB.P는 매주 1회 스터디를 해 다양한 생각을 실제 디자인에 접목하는 공부를 하고 있다.


우유지(산업디자인학과·14) 총괄 랩장은 “수업시간에 배우는 내용을 한 단계 넘어 적용한다는 점에서 랩은 학과의 중요한 교육기관이다. 실제로 랩은 학교 수업으로 경험할 수 없는 부분을 담당하기도 한다. 그리고 랩은 아직 학과의 구체적인 커리큘럼을 모르는 신입생에게 나아가야 할 방향과 정체성 형성에 크게 기여한다”고 말했다.


랩, 산업디자인학과와 디자인이노베이션 전공의 간극 메울 것으로 기대


랩은 산업디자인학과와 디자인이노베이션 전공 간의 간극을 좁히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유지 학생은 “7개의 랩 중에는 기존의 디자인 기술을 핵심으로 하는 랩과 소프트웨어 디자인에 주력하는 랩이 공존한다. 그래서 디자인이노베이션 전공으로 개편된다고 학생들의 정체성이 크게 흔들릴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산업디자인학과는 랩이 정규수업만큼이나 중요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소프트웨어 교육을 추가한 학과 개편은 랩이 활동하는 데 시너지가 될 것이다. 산업디자인학과에서 배워야 할 내용을 교육받지 못했다고 후회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산업디자인학과 학생들은 변화하는 교육환경이 자신들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 굳게 믿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스스로 준비하고 있다. 랩과 함께 맞이할 디자인이노베이션 전공의 미래가 밝아 보인다.



취재 및 글 | 김중곤 홍보기자(wndrhsd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