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테크 스타트업 ‘메이코더스’ 최새미 대표가 지난 21일 학생회관 대공연장에서 ‘호기심과 문제 해결을 기반으로 한 창업 이야기’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최새미 대표는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과정과 플랫폼을 구축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스타트업이 어떤 방식으로 가치를 만들어내는지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했다.

▲최새미 대표
과학기술 기자에서 창업가로 전환하다
최새미 대표는 강연에서 자신을 ‘과학 덕후’라고 표현했다. 어린 시절부터 인터넷과 코딩 같은 기술 분야에 흥미를 느꼈고, 관심을 가진 주제에 몰입해 파고드는 성향이 강했다고 회상했다.
최 대표는 궁금한 게 생기면 끝까지 해결해 봐야 직성이 풀렸다며, 이런 성향이 자연스럽게 문제의식으로 이어졌고 결국 창업이라는 선택으로 연결됐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 ‘논문톡’이라는 이름의 플랫폼을 기획했으며, 국내 연구자들이 흥미로운 논문을 한글로 요약하고 토론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고자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시장 규모나 수익성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깨닫고, 더욱 확장할 수 있는 영역을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관심을 돌린 분야가 바로 K-뷰티 산업이었다.
K-뷰티 생산과 수출의 비효율성에 주목하다
최새미 대표는 화장품 제조사와 해외 바이어를 연결하는 유통 구조가 여전히 엑셀 파일과 카카오톡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 부분에서 큰 비효율성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그는 브랜드 하나를 유통하려면 수십 개의 엑셀 파일을 주고받아야 했고, 발주 실수도 잦았다며 이러한 문제를 기술 기반 플랫폼으로 해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에 최 대표는 데이터 기반의 플랫폼을 구축하게 됐다. ‘SEOUL 4PM’과 ‘MAYK’라는 이름의 플랫폼은 브랜드와 바이어를 연결하고, 제품 데이터와 재고 상황을 자동으로 반영해 거래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도록 돕는다. 실제로 2020년 창업 이후 2년 만에 카카오벤처스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고, 최근에는 월 수출액 10억 원을 돌파하며 주목받는 스타트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는 초기부터 돈이 남는 구조를 만들어 그 수익을 바탕으로 팀을 성장시키는 걸 목표로 했다며, 투자 중심이 아닌 거래 중심의 회사를 만들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최새미 대표가 질의응답하고 있다.
문제를 통해 가치를 만드는 조직을 지향하다
강연 말미에 최새미 대표는 스타트업의 핵심은 결국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과 함께 일하는 팀원들이 모두 동종 업계 출신이 아니라 새로운 문제를 즐기고 호기심을 끝까지 따라가는 사람들이라고 칭하며, 그들과 일하는 게 매우 즐겁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메이코더스’가 다양한 분야에서 온 인재들이 서로의 아이디어를 자주 공유하고, 토론을 통해 문제를 풀어가는 문화를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타트업의 장점으로 단순히 주어진 일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모든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학생들에게도 창업을 반드시 하라는 건 아니지만, 스스로가 궁금해하는 문제를 직접 해결해 보는 경험은 꼭 해봤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얼마나 똑똑한가보다 얼마나 끈질기게 궁금해하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남기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취재/ 문준호 홍보기자(mjh3027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