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항아리, 백토물레성형, 60x62cm, 2018
세종대학교(총장 엄종화) 세종뮤지엄갤러리 2관은 2025년 6월 18일부터 29일까지 전통 백자의 절제된 아름다움과 현대 도자의 감각을 아우르는 지강(之江) 김판기 명장의 기획초대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단백하고 정제된 아름다움을 지닌 달항아리를 포함한 총 40여 점의 도자 작품이 선보인다.
김판기 명장은 2000년 동아공예대전 대상 수상을 시작으로 도예가로서의 입지를 굳혔으며, 2016년에는 이천시 도예 명장으로 선정돼 전통 도자의 명맥을 잇고 있다. 현재는 도예공방 ‘지강도요(之江陶窯)’를 운영하며, 전통과 현대의 미감을 융합한 작품 세계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지강(之江)’이라는 작가명과 도요(陶窯)의 이름처럼, 김판기 명장의 작업에는 느림의 미학이 깃들어 있다. 서두르지 않고, 흙과 유약, 불과의 대화를 통해 빚어진 그의 도자기에는 수공의 고요한 정신과 장인의 깊은 호흡이 배어 있다. 김 명장은 “옛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발견한 달항아리에는 설백(雪白)의 빛깔과 만월(滿月)의 양감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며, “백자의 구현은 단순한 형식의 재현이 아닌, 그 정신을 잇는 길”이라고 말한다.
그의 달항아리는 전통 기법인 ‘업다지기’를 통해 상하 반구를 연결하고, 투명 유약을 입혀 흙 본연의 색감과 질감을 살려낸다. 이는 ‘텅 빈 것의 충만함’을 상징하며, 화려함보다는 단백함과 절제미, 그리고 곡선의 섬세함을 통해 자연과 조화된 균형을 추구한다. 그의 작품은 단순한 조형을 넘어, 관람자에게 시각을 넘어서는 정서적 깊이를 경험하게 한다.
세종뮤지엄갤러리 관계자는 “김판기 명장의 달항아리는 한국적 미의 본질을 담아내며, 과거와 현재가 맞닿는 미학을 제시하고 있다”며, “이번 전시가 우리 안에 깃든 전통의 기억을 되새기고, 그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사유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홍보실(hongbo@sejo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