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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에서 활약하는 한유리 학생
2018-01-23 hit 2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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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카’, 단어만 들어도 끔찍한 사이버성폭력이다. 최근 대한민국 사회에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이러한 사이버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직접 발벗고 나선 비영리 여성인권운동단체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가 있다. 이 단체의 일원으로 사이버성폭력에 맞서 최일선에서 싸우는 한유리(호텔경영전공·12) 학생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Q.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현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라는 비영리 여성인권운동단체에서 활동하고 있고, 활동명은 리아다.


Q.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구체적으로 소개한다면?

사이버 상에서 벌어지는 성폭력범죄 근절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비동의유출물삭제, 경찰수사 지원, 법률상담과 변호사 연결, 피해자심리치료 지원 등 피해자 중점 활동을 하고 있고, 이외에 인식개선, 정부정책에 영향을 끼치고자 하는 정책활동도 하고 있다.


Q. 일을 시작한 동기와 함께 활동하는 멤버들은 어떻게 모이게 되었나?

중학교 때부터 이런 범죄에 관심을 가졌는데 사회적으로 만연한 이런 범죄에 대한 문제해결이 원활하지 않은 시스템에 큰 문제의식을 느꼈다. 이후 페미니즘 운동의 흐름을 타고 적극적인 행동으로 실천하고 있다. 멤버들도 나와 같은 문제의식에서 비롯돼 세상을 바꾸자는 포부를 갖고 자연스럽게 모였다.


▲ 한겨레21 표지에 실린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회원들


Q. 활동을 하면서 보람찼던 일과 힘들었던 일은?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가 청와대 미팅과 국회토론을 통해 제안한 의견들이 9월 26일 정부대책 발표에 반영돼 보람찼다. 반면,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매번 새로운 사이버성폭력 사건이 터질 때마다 힘들다.


Q. 활동을 하면서 느꼈던 감정들은 어땠는지?

분노가 가장 컸다. 이번에 맡은 업무가 몰카삭제 총괄인데, 업무처리 과정에서 사건과 나를 분리하려고 노력했지만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삭제해야하는 게시물을 볼 때마다 분노가 치밀었다.


Q. 한창 도마 위로 올랐던 ‘여성혐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여성혐오라는 단어는 갑자기 터진 것이 아니라 예전부터 있던 학술용어다. 현상에 대해 생각을 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여성혐오에 대한 많은 분석과 자료가 있는데 이를 보지 않고 그냥 아무 말이나 하는 일부 사람들이 의아했다. 생물학적 성별을 넘어서 우리 사회에는 젠더라는 위계가 있고 여성이 타자화되는 현상이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내가 활동하고 있는 문제도 이 사회의 여성혐오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한다.


Q. 앞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2018년도에는 ‘가해자가 해외에 있다’, ‘서버가 해외에 있어 못 잡는다’ 는 생각보다 ‘해외에 있으면 우리가 직접 가서 잡으면 되겠다’ 는 생각으로 해외단체와 연대해서 수사공조를 쉽게 하는 것이 목표다. 또한 중장기적으로는 몰카영상이 올라와도 그것을 클릭했을 때 받게 될 처벌이나 사회적 낙인이 두려워 차마 클릭하지 못해 그 영상 조회수가 0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현재는 가해자들이 처벌을 가볍게 보지만 앞으로는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다. 세상은 좀 더 나아질거고, 가해자들이 웃을 수 없는 분위기가 될 것이다.

또한, 이 기사를 보는 사람들 중에 피해자가 있다면 자책하지 말라는 말을 하고 싶다. 사람이 작정하고 나쁜 짓을 하면 당연히 예방할 수 없다. 당신은 아무 잘못이 없고, 우리 단체가 최대한 힘이 닿을 수 있는 부분까지 도움을 줄 수 있으니 연락하길 바란다.


전화 상담: 02-817-7959

이메일 상담: hotline@cyber-lion.com



취재 및 글 | 김재은 홍보기자(kje98110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