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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오빠형누나’의 리더 김은주 학생을 만나다
2018-02-05 hit 2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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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어요!”

‘언니오빠형누나’의 리더 김은주 학생을 만나다


▲아이들과 놀이중인 김은주 학생


맞벌이 부모의 증가와 높은 아동범죄율로 인해 한창 밖에서 뛰어놀아야 아이들은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에 처해 있다. 이를 눈여겨 본 세종대 학생들이 발벗고 나서 화제다.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언니오빠형누나’라는 자원봉사 프로젝트를 기획해 프로젝트를 시작한지 1년 반 만에 500명 가까운 아이들이 참여할 정도로 호응이 높다. 부모들의 반응도 매우 뜨겁다.


작년 12월 6일엔 서울시 NPO 지원센터에서 개최한 ‘2017 비영리스타트업 쇼케이스’에서 ‘언니오빠형누나’팀이 발표를 해 많은 기업들의 주목을 받았으며, 지난 1월 27일 ‘SBS 뉴스토리’에서 비영리 스타트업의 주제로 ‘언니오빠형누나’가 소개되기도 했다.


이 프로젝트를 기획부터 함께한 ‘언니오빠형누나’의 리더 김은주(환경에너지공간융합학과·13) 학생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언니오빠형누나’를 간단히 소개한다면.


‘언니오빠형누나‘는 동네 놀이터에서 매주 일요일마다 약 3시간씩 동네 아이들과 함께 뛰어노는 프로젝트다.


Q. ‘언니오빠형누나’는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요즘 동네 놀이터에서 뛰어 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기 힘들다는 문제를 발견하고 ‘아이들이 뛰어 놀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됐다. 아이들이 뛰어놀지 못하는 배경에는 다양한 사회문제들이 얽혀 있었다. 그중, 아이들과 놀 친구이자 보호자가 되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 문제를 개선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언니오빠형누나’는 동네에 거주하거나 생활하고 있는 대학생 언니, 오빠, 형, 누나들이 아이들과 함께 노는 ‘놀이+터 플레잉 프로그램’을 2016년 7월 31일에 처음 시작했다. 군자동 내에 있는 1개의 놀이터에서 7명의 아이들과 함께 시작했는데 아이들이 굉장히 좋아하고 또 부모님들도 좋아하는 프로그램이 되어 광진구 3개 그리고 성동구 1개의 놀이터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할 만큼 규모가 점점 커지게 되었다.


Q. 활동하며 좋았던 점과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되는 모습을 ‘언니오빠형누나’들이 직접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다. 예를 들면 혼자 노는 것이 익숙한 아이가 자신의 물건을 친구에게 먼저 양보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 이 프로그램이 아이들에게 좋은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구나, 정말 필요한 프로그램이구나” 하고 깨달을 수 있었다. 또 아이들이 매주 일요일을 손꼽아 기다린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으면 너무 좋다!


힘들었던 점은 이 프로젝트를 리드하는 인원이 저를 포함해 2명뿐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일요일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서 많은 것들을 미리 준비해야 하고 프로그램이 끝나고도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이 남아 있다는 것도 힘든 일 중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이+터 플레잉 프로그램이 아이들에게 또래와 그리고 언니오빠형누나와 상호작용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사회적, 정서적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프로그램이므로 지속가능한 프로젝트로 만들고 싶다.



Q. ‘언니오빠형누나’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비영리 스타트업이라고 들었다. 비영리 스타트업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것인가?


비영리 스타트업은 새로운 기술, 창의적인 생각, 빠른 의사결정 등 ‘스타트업(Startup)’의 강점을 갖추되, 수익이나 상장이 목적이 아닌 ‘비영리(nonprofit)’ 형태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조직이다. 한국에서는 이번에 처음 생긴 개념이라 아직 알아가고 또 개척해나가야 할 부분이 많은 분야이다.


‘비영리’는 수익을 창출하지 않는다기 보다 사업을 통해 얻은 이익이 주주들에게 배당되지 않고 그 기업이 추구하는 사회적 목적을 위해 재투자되는 것이다. 비영리 스타트업은 일반 스타트업과 조금은 다르게 자금조달을 하는데, 이는 기부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필요한 운영비의 일부를 기부금으로 충당하는 경우가 많다. 언니오빠형누나도 비용의 일부는 고객에게서, 일부는 기부금으로 충당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Q. 얼마 전 어린이대공원역 앞에서 세종대 건축학 전공 학생들과 '어떻게 놀지 모르겠는 놀이터' 체험 전시를 진행했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이런 전시를 하게 되었나?


2017년도 하반기에 광진문화재단과 연이 닿을 기회가 있었는데 재단이 주최한 네트워킹 자리에서 세종대 건축학과 팀 ‘'누구나 테이블'’을 알게 되었다. '누구나 테이블'은 학생들이 군자동이라는 지역에 직접 개입하며 군자동과 세종대학교의 상생을 위한 실천적 방법들을 구현해나가고 있는 팀이다. 이 팀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광진구와 군자동에 있는 놀이터에 대한 리서치를 하고 새로운 형태의 놀이터를 제안해보는 프로젝트를 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각각의 관점에서 놀이터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이를 기준으로 군자동, 화양동, 자양동에 있는 놀이터를 리서치 했다.


이 리서치 결과를 바탕으로 기존의 놀이터가 아이들에게 ‘건강한 위험’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고 놀이기구들은 너무나도 명확한 행동지시를 보여주고 있어서 아이들의 창의적인 놀이를 제한하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이를 바탕으로 아이들이 할 수 있는 놀이를 자유롭게 할 수 있고 ‘건강한 위험’이 있는 ‘어떻게 놀지 모르는 놀이터’ 전시가 완성되었다. '누구나 테이블'팀이 운영하고 있는 빈칸이라는 공간에 체험 전시를 진행하는 동안 부모님과 아이들이 와서 구경하고 재미있게 놀다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Q. 지난 12월 6일, 서울시 NPO 지원센터에서 개최한 ‘2017 비영리 스타트업 쇼케이스’에서 ‘언니오빠형누나’팀이 발표했다고 들었다. 어떤 성과가 있었는가?


작년 9월 서울시 NPO지원센터에서 비영리 스타트업 성장시나리오에 선정되어서 3개월 동안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비영리 스타트업 쇼케이스는 선정된 각 팀을 소개하고 3개월 동안의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였다. 아무래도 대한민국에서는 비영리 스타트업이라는 개념이 처음 도입된 것이고, 비영리 스타트업이 되고자 하는 다섯 팀을 소개하는 자리다보니 여러 단체와 기관 그리고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참석해서 쇼케이스 현장을 꽉 채웠다. 이 쇼케이스를 통해 엄청난 성과가 있었던 건 아니었지만 많은 분들에게 ‘언니오빠형누나’를 소개할 수 있었고 더 나아가 저희에게 관심을 가지신 분도 생겨서 그 자체가 성과인 것 같다.


Q. 세종대학교에서 창업하는 학생들에게 지원을 해주는데, 어떠한 지원과 도움을 받았는가?


융합창업기업가센터에서 창업을 준비할 수 있는 공간과 멘토링 그리고 사업을 위한 비용 등을 지원해준다. 어떤 일을 시작할 때 공간이 있다는 것이 큰 도움이 되고 매우 중요한데 학교에서 공간을 지원해주어서 좋았다.


Q. 공대를 다니며 경영학을 복수전공을 하고 있는데, 경영학 수업 들었던 것이 창업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는가? 도움이 되었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도움이 되었는가?


창업을 준비하는 데 경영학 수업은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 마케팅 관리, 회계, 재무관리, Practices of Venture Business in Korea 등 많은 과목들이 알게 모르게 도움이 됐다. 창업을 준비하다 보면 기획부터 마케팅, 홍보 그리고 예산 관리까지 직접 해야 하는데 경영학 수업을 통해 배운 지식들이 있어서 조금 더 수월하게 준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특히 저번 학기 때 들었던 ‘Practices of Venture Business in Korea’ 수업에서는 창업을 위해서 준비할 것들을 배우고 개개인이 대표가 되어 창업아이템을 찾고 사업계획서를 썼다. 이 과정을 통해서 창업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조사가 사전에 필요하고 중간에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부터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하여 사업계획서를 완성하는 것까지 창업의 시작부터 끝까지 다 경험할 수 있는 매우 유익한 수업이었다. 앞으로 창업을 준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Q. ‘언니오빠형누나’의 향후 계획과 포부는.


‘언니오빠형누나’프로젝트가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사업화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앞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사회적 임팩트를 키워가는 그런 비영리 스타트업으로 키우고 싶다. 그리고 전국 놀이터에서 ‘언니오빠형누나’와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노는 모습을 꿈꾼다. 지금 아이들이 커서 ‘언니오빠형누나’가 되는 것까지!


Q. 창업을 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창업은 단순하게 스펙을 위한 수단이 되기보단 나를 표현하고 성장시킬 수 있지만 굉장히 힘든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렇지만 학교 밖을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시야를 넓힐 수 있으므로 뼈아픈 성장을 할 준비가 되었다면 정말 유익한 시도라고 생각한다.


Q. 앞으로 꿈이 무엇인가?


지금은 ‘내가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로 먹고사는 것 그리고 한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는 것’인 것 같다. 몇 년 전만 해도 일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며 돈을 벌기 위해선 일을 해야 하는 것 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언니오빠형누나’를 하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게 됐다. 일은 나를 알아가고 성장시키며 나를 표현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적 가치를 키워나가는 일이 재미있고 또 이 일로 먹고 살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


*‘언니오빠형누나’ 블로그(https://blog.naver.com/sisterbrother), 페이스북 페이지(https://www.facebook.com/sisterbrother1/)



취재 및 글 │ 백서율 홍보기자(gjsdl113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