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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컨설팅하고 싶어서 찾아왔어요!” 세종대 경영학과 ‘브랜디스’, 지역 소상공인 대상 경영컨설팅 프로젝트 펼쳐
2016-05-19 hit 2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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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 ‘엘리 마카롱&초콜릿’ 대표와 브랜디스 ‘엘리 컨설팅’ 팀원들이 마카롱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지웅(경영·11), 김선희 대표, 배금조(경영·13), 김늘픔(경영·11), 이현재(경영·12) 학생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브랜드 연구회 '브랜디스(brandis)'가 지역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함께자람’ 경영컨설팅을 제공하고 있어 화제다. 브랜디스는 2014년에 창립돼 올해로 3년째를 맞고 있는 신생 동아리지만 학생들과 지도교수의 열정으로 빠르게 성장해나가고 있다.



“도전을 통한 나와 사회의 동반성장”


브랜디스는 여느 마케팅 동아리와는 다르다. 마케팅 공모전 입상처럼 취업 스펙을 쌓는 데 목표를 두고 있지 않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브랜디스의 총괄을 맡고 있는 김늘픔(경영학과·11) 학생은 “브랜디스의 정체성은 주어진 틀 안에서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데에 있지 않다. 스스로 동기부여하고, 도전을 통해 자신과 이 사회의 성장을 이끌어내기를 원한다. 세종대 근처에서 20대의 절반을 보내는 학생으로서 학교 주변의 소상공인들도 우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설명하며, “자주 찾고, 또 지나가며 자주 보게 되는 우리 주변의 가게들이 어떻게 하면 더 잘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브랜디스는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가게’라는 기준에 부합하는 가게들에 꾸준히 컨설팅 제안을 하고 있다. 현재 브랜디스는 캠퍼스 인근의 태국음식점 ‘로컬타이’, 카페 ‘롬곡’ 등에 대해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으며, 세종대학교 외식경영대학원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김선희 대표가 운영하는 ‘엘리 초콜릿 & 마카롱’(이하 엘리 초콜릿)과의 컨설팅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색깔만 가지고는 어떤 맛의 마카롱인지 모르겠다”는 불편사항을 반영하여 포장지에 제품의 이름이 적힌 라벨을 부착하였다.


브랜디스는 매장 이전 후 인지도가 하락한 엘리 초콜릿의 컨설팅 방향을 잡기 위해 김 대표와 면담을 나눴다. 그 결과 “기쁨, 행복처럼 긍정적인 감정을 초콜릿과 마카롱을 통해서 더욱 증대시키고 싶다”는 모토와 ‘초콜릿 소비문화 연구가’라는 특성을 살리는 것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이에 따라 “초콜릿 연구를 통해 사람들에게 행복을 선물하자”는 슬로건과 ‘달콤한 행복 연구소’라는 브랜드 컨셉을 도출, 이후 진행되는 모든 마케팅 전략에 일관되게 적용했다.


기대와는 달리 엘리 초콜릿에 대한 컨설팅은 실패의 연속이었다. 브랜디스는 엘리 초콜릿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홍보전략을 시도했다. 그러나 학교 게시판과 인근 아파트에 붙였던 포스터는 철거당했고 소비자 조사를 위해 함께 배부했던 쿠폰은 고작 1장밖에 회수하지 못했다. 페이스북을 통한 홍보 역시 초기엔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김늘픔 학생은 “팀원들이 열심히 노력했는데도 결과가 좋지 않아 다들 심적으로 정말 힘들어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연구를 계속하여 플라워샵 ‘SOHO & NOHO’와 엘리 초콜릿의 화이트데이 연계상품 출시를 제안했다. 그 결과 연계상품이 전부 판매되고 시즌 매출이 25% 향상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SNS 노출 알고리즘에 대한 꾸준한 분석을 통해 엘리 초콜릿이 페이스북 팔로워 120만 명, 어플 누적 다운로드 200만 회에 달하는 맛집 추천 어플 망고플레이트에서 '2016 세종대 맛집 Top 10'에 선정되어 높은 홍보효과를 보기도 했다. 그 동안의 노력이 빛을 보게 된 순간이었다.


김선희 대표는 브랜디스와의 컨설팅에 대해 “처음에는 학생들이 조별과제 때문에 찾아온 줄 알았다”며 운을 뗐다. “그런데 브랜디스 학생들이 열정적으로 컨설팅에 임하고 인간적으로 다가오는 진심이 느껴져 나도 컨설팅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눌 수 있었다. 또한 내 연구관심사가 소비자의 소비동기 등 내적인 부분에 집중되어 있는데, 브랜디스는 외적인 관점에서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조언해줘 도움이 되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엘리 초콜릿은 올 10월에 세종대 광개토관 지하 갤러리에서 열리는 전시회의 마케팅을 브랜디스와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브랜디스, 가치를 실현하는 동아리”


▲브랜디스 연구원들이 총회를 마친 뒤 기념촬영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진우(경영학과·11) 학생은 “마케팅 공모전 기획서는 결국 집행되지 않을 뿐더러 이렇다 할 피드백도 받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실현 가능성이 없는 마케팅 전략을 볼 때면 어쩔 땐 ‘가짜 마케팅’이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브랜디스의 프로젝트들은 가짜가 아니라 ‘진짜’로 실행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가 세운 전략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을 느끼고, 직접 실무 경험을 쌓으며 깨달아가는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김늘픔 학생은 “앞으로도 브랜디스는 ‘주변까지 고려한 성장’이라는 가치관을 중심으로 활동해나가겠다”고 말하면서, “졸업 이후에 다시 찾아가더라도 반겨줄 수 있는 지역상권의 토양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취재 및 글 l 오종택 홍보기자(oj8m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