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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세종인#89 2021 안톤 루빈스타인 국제 성악콩쿠르에서 수상한 음악과 박예슬 동문을 만나다
2021-12-02 hit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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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슬 동문(음악과·13)


박예슬 동문은 2021 안톤 루빈스타인 국제 성악콩쿠르에서 3등상을 수상했다. 안톤 루빈스타인 콩쿠르는 안톤 루빈스타인 국제음악원이 주최하는 권위 있는 국제 콩쿠르이다. 현재 독일 바이마르 국립 음대의 오페라과 석사과정에 다니는 박 동문을 만났다.


Q. 콩쿠르에서 수상한 기분은 어떠한가?

A. 세계 각국에서 출전한 참가자들과 겨루어 수상할 수 있어 기쁘다. 안톤 루빈스타인 국제 콩쿠르가 생애 첫 번째 국제 콩쿠르였다. 처음 참가한 권위 있는 콩쿠르에서 수상해 개인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 이번 콩쿠르를 통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Q. 안톤 루빈스타인 성악콩쿠르는 어떤 대회인가?

A. 국제음악원에서 젊은 음악가를 발굴하기 위해 만들어진 대회이다. 대회 부문은 성악, 현악, 관악, 피아노, 실내악으로 구성되어 있다. 2013년부터 매년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개최되고 있다.


Q. 콩쿠르 준비는 어떻게 했는가?

A. 연습실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려고 했다. 성악을 시작하기 전에는 항상 곡의 상황을 머릿속으로 스케치 했다. 전주가 시작되면 색칠하는 느낌으로 스케치한 그림을 뚜렷한 이미지로 만드는 작업을 했다. 곡의 내용을 상상하면서 이미지화했던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Q. 콩쿠르에서 어떤 곡을 선택했는가?

A. 세비야의 이발사에 나오는 아리아 ‘Una voce poco fa’, 후궁에서의 탈출에 나오는 아리아 ‘Ach ich liebte war so glücklich’, 마농의 아리아 ‘Je suis encor tout étourdie’를 선보였다. 세 가지 다른 언어로 여러 주인공들의 음악을 표현하고 다양한 감정을 보여주기 위해 곡을 선정했다. 


Q. 평소 연습은 얼마나 하는가?

A. 시간을 정해놓고 연습을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연습실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다. 노래를 녹음하고 다시 들어보는 편이라 남들보다 연습 시간이 길다. 소리의 올바른 위치를 찾는데도 시간이 걸린다. 좋은 소리를 찾아낸 후에는 그 감각을 기억하려고 노력하고 실전처럼 연습한다.


Q. 성악은 어떻게 시작했는가?

A. 어릴 적부터 음악을 좋아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엄마 차에서 음악을 듣고 감동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 때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가족들은 반대했고 공부를 시키고자 외고 입시학원에 보냈다. 그 후 고등학교 때 우연히 사물놀이 동아리를 들어갔다.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을 본 부모님은 사물놀이로 진로를 정할 것 같은 마음에 성악을 시키셨다.


Q. 처음부터 성악을 잘했는가?

A. 예고 출신 동기들에 비해 부족한 실력을 갖고 있어 처음엔 낙심을 많이 했다. 성악을 너무 배우고 싶었기에 잘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오은경 교수님이 성악 테크닉을 열심히 가르쳐주셨고 힘이 되는 말도 많이 해주셨다. 교수님의 가르침 덕분에 성악 전공 내에서 실기 수석을 하게 됐다.


Q. 대학생활은 어땠는가?

A. 동기와 선배처럼 노래를 잘 하고 싶었다. 대가들의 곡을 많이 듣기도 하고 오페라 악보를 매일 가지고 다니기도 했다. 실전 감각을 유지하고자 콩쿠르 준비도 계속 했다. 오페라도 관심이 있어 도움을 얻기 위해 연극영화과 연기전공 부전공 시험도 봤다. 부전공으로 연극영화과 수업도 들었지만 음악과 전공과 병행하기 힘들어 포기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쉽다.


Q. 유학을 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학부 2학년 때 음악의 본고장인 독일에서 음악에 대해 더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2학년 겨울방학에 진학하고 싶었던 대학을 다녀왔다. 독일 대학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고 음악에 대한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Q. 독일 생활은 어떠한가?

A. 처음엔 말이 잘 안 통해서 힘들었다. 독일어를 배우고 갔음에도 첫 수업 내용을 알아듣지 못해 좌절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언어가 익숙해지고 세계 각국에서 온 유학생들의 문화와 생각을 이해하면서 독일 생활이 재밌어졌다. 외국에서 새로운 도전을 해나가는 것이 두려울 때도 있지만 그 경험을 통해 많이 성장하는 것 같다.


Q. 성악의 매력은 무엇인가?

A. 언어로 청중들에게 음악을 전달할 수 있는 것이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기악은 악기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해 청중들이 명확하게 이야기를 받아들이지 못할 수 있다. 성악은 표현하고 싶은 내용을 청중들에게 조금 더 쉽게 전달할 수 있다.


Q. 어떤 성악가 되고 싶은가?

A.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는 진실된 성악가가 되고 싶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들었던 CD 한 장이 꿈을 심어준 것처럼 성악을 듣는 사람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 꿈이 필요한 사람에게 꿈을 심어주고 마음의 위로가 필요한 사람에게 위로를 해주고 싶다. 또한 행복한 사람의 기쁨을 공감할 수 있는 성악을 하고 싶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독일 바이마르 국립 음대에서 오페라과 석사과정을 잘 마치고 싶다. 그 후 오스트리아 모짜르테움에서 소프라노 바바라 보니 선생님의 지도하에 석사 다음 단계인 postgraduate 과정을 밟을 예정이다. 그 외에도 앞으로 극장 오디션과 유럽 전역에서 개최되는 콩쿠르에 도전할 생각이다. 


Q.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세종대 입학 당시 실기 꼴찌에서 수석으로 졸업하기까지 수십 번의 국내 콩쿠르에서 탈락했다. 지금의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노래를 사랑하는 마음과 좋은 은사님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음악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사람에게 기회가 온다. 눈 앞의 좌절을 생각하지 말고 세종인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끝까지 도전했으면 좋겠다. 



취재/ 정윤석 홍보기자(danniel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