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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세종인#103 메가박스의 영화 마케팅을 담당하는 조세훈 동문을 만나다
2022-07-05 hit 2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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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훈(영화예술학과∙08) 동문


조세훈 동문은 메가박스의 콘텐츠마케팅팀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영화예술학과 졸업 후 줄곧 영화산업에 몸담으며 <인터스텔라>, <사도>, <알라딘> 등 여러 영화의 마케팅을 담당했다. 그를 만났다. 


Q. 콘텐츠마케팅팀은 어떤 부서인가? 

영화 마케팅을 담당하는 부서이다. 메가박스는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일 뿐 아니라 영화에 직접 투자하고 기획, 제작까지 하는 투자 배급사이다. 투자 배급사의 마케팅팀은 포스터와 예고편을 제작하고 TV 광고나 SNS를 활용해 영화를 홍보한다. 제작 보고회와 시사회를 열어 영화를 소개하는 자리도 마련한다. 


Q. 영화 마케팅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가?

영화 마케팅은 영화의 시장성을 극대화하는 작업이다. 관객들에게 영화를 알리고 관람을 선택하도록 하는 일련의 과정이 있다. 작품 기획 단계부터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작품의 콘셉트를 결정한다. 제작 단계에서는 촬영 현장에 방문해 제작 과정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한다. 개봉 두, 세 달 전에는 언론과 방송 등 여러 매체를 통해 개봉 소식을 알리기 위한 계획을 수행한다. 

 

Q. 업무의 어려운 점은 없는가?

영화 마케팅은 타 분야의 마케팅과 특징이 다르다. 작품의 기획부터 홍보까지 관여하다 보니 다른 분야에 비해 할 일이 많다. 또한 영화 마케팅은 해당 영화에 맞게 그때그때 이슈를 파악해야 한다. 영화 개봉 전까지 많은 일을 처리해야 해서 체력적으로 힘들 때도 있다. 그러나 영화산업의 모든 일을 가장 가까이서 경험할 수 있다. 영화를 사랑하는 영화인으로서 업무가 매우 즐겁다. 


Q. 영화연출을 전공했다. 마케팅 일을 하게 된 계기가 있는가? 

영화산업에 관해 공부하면서 연출 외에도 다양한 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영화와 관련되어 있으면서 적성에 맞는 분야를 찾게 된 게 영화 마케팅이었다. 연출자를 꿈꾸며 영화과에 진학했지만 연출과 연기만이 영화의 전부가 아니었다. 영화산업의 다양한 분야를 접하면서 나에게 더 어울리는 직업을 찾을 수 있었다. 


Q. 전공이 현재 일에 많은 도움이 되는가?

큰 도움이 된다. 새로운 작품의 마케팅을 위해서는 기존의 유사한 작품을 참고하는 것이 필요하다. 학부시절 많은 작품을 접한 덕분에 유사한 작품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영화 제작 현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쉽게 이해하고 현장 스태프와 수월하게 의사소통할 수 있다. 현재 마케팅 부서에는 영화를 전공한 직원이 적어 차별화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Q. 대학시절 어떤 학생이었는가?

수업에 열중하는 학생이었다. 영화예술학과에 들어가니 영화에 대해 해박한 친구들이 너무 많았다. 다른 친구들에게 뒤처지지 않으려고 학교 수업에 충실했다. 연출 전공이다 보니 학기마다 영화를 한 편씩 제작해야 했다.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영화도 찍으며 매우 바쁜 대학시절을 보냈다. 


Q. 대학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다면?

학과활동에 집중하느라 다른 활동을 못 한 것이 아쉽다. 그 대신 관심 있는 분야의 교양 수업을 전공 수업만큼 많이 들었다. 철학이나 여성학, 범죄 심리학 수업을 들었고 다양한 장르의 시나리오를 쓰는 데 도움이 되었다. 교양 수업 때 교수님께서 해주신 이야기들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삶을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  


Q. 가장 보람을 느끼는 때는 언제인가?

열심히 제작한 포스터와 예고편이 좋은 반응을 일으킬 때 가장 뿌듯하다. 사람들이 포스터와 예고편을 보고 ‘이 영화 재밌겠다. 꼭 보고 싶다’라는 반응을 보이면 힘들게 제작한 보람을 느낀다. 또 영화 개봉 당일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에 간다. 영화를 감상하러 가기보다는 관객들의 반응을 본다. 즐겁게 관람하는 관객들을 보면 뿌듯한 마음이 든다.


Q. 관객 수가 저조한 경우에는 아쉬움이 크진 않은가?

씁쓸한 마음이 있긴 하지만 후회하지는 않는다. 사실 마케팅의 효과를 정확히 판단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마케팅을 잘해서 얼마만큼의 관객이 유입됐는지는 정량적인 수치로 파악하기 어렵다. 결과에 연연하기보단 할 수 있는 일에 그저 최선을 다할 뿐이다. 영화마다 후회 없도록 온 힘을 다하고 또 다음 영화를 준비해야 한다. 


Q. 관객의 유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영화를 보고 싶게끔 만드는 포스터와 예고편이 중요하다. 포스터와 예고편은 매우 중요한 마케팅 수단이다 보니 제작 과정에서 부담을 느낀다. 작품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콘셉트는 무엇인지 감독, 배우들과 끊임없이 논의한다. 만족할만한 포스터와 예고편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여러 번의 시도를 거쳐야 한다. 고된 과정이긴 하지만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일하고 있다. 


Q. 높은 관객 수를 위해서는 아무래도 주연배우의 인지도가 중요하지 않은가?

배우의 인지도가 높으면 한결 수월하다. 대중에게 호감도 높은 배우가 출연하는 영화는 배우를 앞세워 영화를 홍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지도 높은 배우를 쓴다고 해서 영화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배역에 어울리는 배우를 캐스팅하는 것이 우선이고 배우들의 조합도 고려해야 한다. 인지도 낮은 배우가 출연하는 영화일지라도 작품만이 가진 장점을 잘 드러내어 홍보한다면 충분히 많은 관객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Q. 마케팅 과정에서 제작사나 감독, 배우와의 의견 마찰은 없는가?

작품 관계자들과의 의견 마찰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투자사의 입장에서는 영화를 통한 수익 창출이 우선이지만 제작사나 감독은 다른 의견을 가질 수 있다. 다 함께 영화를 만들어간다는 생각으로 끊임없이 논의해야 한다. 시나리오를 꼼꼼히 읽어보며 작품을 깊이 이해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연출자와 배우들의 의견도 주의 깊이 듣고 수용해야 한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앞으로도 영화인으로서 영화산업에 오래도록 남아 일하고 싶다. 현재 하는 일과 회사생활에 매우 만족한다. 거창한 계획보다는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것이 목표이다. 업무량이 적지 않고 업무상 만나야 할 사람도 많아 스스로 컨디션을 조절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체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끼니를 거르지 않고 잘 챙겨 먹으며 틈날 때마다 운동도 하고 있다. 


Q. 후배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을 시기이다. 정해진 길은 없다. 현재 영화산업에도 영화과 출신이 아닌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있다. 여러 가지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영화산업이 점점 발전하고 있다. 대학생 때 자신의 전공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를 접하며 시야를 넓히길 바란다.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것에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많은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취재/ 조무송 홍보기자(cjswo61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