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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주기 쌍성에서 발견된 뉴턴-아인슈타인 표준중력의 붕괴: 천체물리와 우주론에서의 과학혁명
2024-04-05 hit 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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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주기 쌍성에서 발견된 뉴턴-아인슈타인 표준중력의 붕괴: 

천체물리와 우주론에서의 과학혁명


물리천문학과 채규현 교수


1. 서론 및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 


지금까지 관측되어온 우주는 중력 시스템들의 계층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지구는 지구 자체 중력에 의하여 유지되며, 달은 지구와의 상호 중력에 의하여 지구 주위를 공전하며, 행성 및 그 외 태양계 천체는 태양 중력의 지배적 영향 하에 태양 주변을 공전한다. 태양 및 수천억 개의 별들은 우리은하의 모든 구성 요소들의 총 중력의 영향을 받아서 각자 자신의 궤도를 따라서 공전한다. 우리은하와 그 외 셀 수 없이 많은 은하들은 광활한 우주 속에 존재한다. 일부 은하들은 은하군 또는 은하단 속에서 중력적으로 서로 상호 작용한다. 우주의 팽창 동역학(expansion dynamics) 또한 중력에 의하여 결정된다.


중력의 성질은 태양계 내 행성 운동들의 경험적 수학 법칙을 통하여 드러나기 시작하였는데, 행성 운동들의 실증적 수학 법칙은 요하네스 케플러가 티코 브라헤(Tyco Brahe)가 평생을 바쳐 축척한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하여 1609-1619년 기간 동안 발견하였다. 케플러의 법칙은 뉴턴의 만유 인력 법칙의 발견으로 이어졌다. 이 법칙은 매우 간단한데, 임의의 두 질량 요소가 두 요소 사이의 거리 제곱에 반비례하는 인력을 갖는다는 것이다. 뉴턴의 중력은 지구와 태양계, 심지어 우주 전체의 모든 중력 역학을 설명할 수 있는 것처럼 보였다. 당시에는 은하들과 우주 팽창이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2. 강한 중력에서의 중력 변칙: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의 도래 


19세기에 위르뱅 르 베리에(Urbain Le Verrier) 및 여러 천문학자들은 행성의 움직임을 연구하였다. 1859년 르 베리에는 태양 주변을 도는 수성 궤도의 세차(precession) 운동이 뉴턴의 태양 중력과 알려진 행성들에 의하여 가해지는 섭동(perturbations)들에 의하여 완벽하게 설명될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이와 같은 중력 변칙은 (천왕성 궤도의 변칙은 해왕성 발견에 의하여 설명됨) 실제였으며 상대적으로 강한 중력에서 뉴턴의 중력이 붕괴한다는 것을 의미하였다.  


중력 변칙은 결국 아인슈타인의 새 중력 이론인 일반 상대성 이론으로 이어졌고, 이는 아인슈타인의 역학 및 시공간에 대한 새로운 이론인 특수 상대성 이론과 모순이 없었다. 일반 상대성 이론은 1915년에 완성되었으며 그 이후로 중력에 대한 표준 이론으로 자리잡았다. 일반 상대성 이론은 중력 가속도가 약할 때, 즉 속도가 빛의 속도보다 훨씬 느린 비상대론적 한계에서 뉴턴의 중력 법칙과 일치한다. 그러므로, 우주의 비상대론적 중력 역학에 관한 한 뉴턴의 이론과 아인슈타인의 이론은 동일한 예측을 한다. 이와 같이 비상대론 영역에서 뉴턴-아인슈타인 표준 중력은 행성 운동, 은하계, 그리고 은하단들의 역학을 설명할 것으로 예상되며, 일반 상대성 이론은 우주의 시공간 구조와 역학 그리고 블랙홀 및 중력파와 같은 현상들을 추가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3. 약한 중력에서의 중력 변칙: 암흑 물질 또는 MOND? 


1933년 프리츠 츠비키(Fritz Zwicky)는 코마(머리털 자리) 은하단은 뉴턴-아인슈타인 표준 중력에 의하여 설명될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은하들의 궤도 운동이 너무나 빨랐기 때문이다. 그는 표준 중력이 은하들을 유지한다는 가정하에 은하단의 변칙적인 중력을 설명하기 위하여 암흑 물질을 뜻하는 독일 단어인 ‘dunkle Materie”를 처음으로 상정하였다.    


1970년대에 베라 루빈(Vera Rubin)과 알베르트 보스마(Albert Bosma)를 포함한 천문학자들은 은하 중심으로부터 큰 반경까지의 은하 회전 곡선(galactic rotation curves )을 관찰하기 시작하였다. 은하 회전 곡선은 약한 중력 또는 낮은 가속도에서 가장 명확하고 특이한 중력 변칙을 보였다 (그림 1). 중력 가속도가 제곱 초당 약 1nm(나노미터)보다 높을 경우 실질적인 중력 변칙은 없었다. 중력 변칙은 제곱 초당 약 1nm에서 나타나기 시작하고 반경이 커지면서 증가하다 거의 평평한 회전 곡선이 된다. 



그림 1. 안드로메다 은하(M31)의 관찰된 회전 곡선은 은하의 바깥 부분에서의 명확한 중력 이상을 보여주고 있다. 뉴턴의 예측한 곡선이 은하 바깥 부분에서 감소하는 동안 관찰된 회전 곡선은 거의 평평하다. (온라인에서 이미지 발췌)  


제곱 초당 1nm보다 약한 중력은 표준 중력이 검증된 내부 태양계의 중력 범위를 훨씬 벗어난다. 하지만, 약한 중력에서 표준 중력이 유지된다는 추정을 통해 눈에 보이는 은하들을 둘러싸는 암흑 물질 헤일로가 제시되었다. 암흑 물질 헤일로는 과학자들로부터 곧 많은 인기를 얻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이는 두 명의 위대한 권위자들의 이론들을 뒷받침할 수 있었다. 저가속 변칙(low-acceleration anomaly)을 제외하면,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은 태양계 내의 실험(solar system tests), 중력파 검출, 그리고 중성자 별과 블랙홀 관측을 통해 성공적으로 검증되었다. 일반 상대성이론에 기초한 표준 우주론은 암흑 물질을 가정하고 발전되었고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CMB) 온도 비등방성과 관측된 은하 분포를 통해 밝혀진 우주의 거대 구조를 성공적으로 설명할 수 있었다. 또한 우주의 암흑물질의 양은 은하와 은하단을 담고 있는 암흑물질 헤일로와 양립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표준 우주론은 최근 심각한 문제들에 직면해 있다. 예를 들어, 가까운 우주에서 측정된 허블 상수와 플랑크 위성이 관측한 CMB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일반 상대성이론이 예측한 상수 간의 불일치, 그리고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이 발견한 초기 시대의 은하들이 너무 거대하다는 것이다.  


암흑 물질은 전자기 방출 또는 흡수를 통해 관찰할 수 없는 눈에 보이지 않은 물질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많은 먼지가 포함되어 빛을 흡수하여 검게 보이는 암흑 성운(dark nebulae)은 암흑 물질이 아니라 일반 중입자이다. 이론적으로 암흑 물질에 대한 후보 입자들은 충분히 제시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약한 상호 작용하는 무거운 입자(weakly interacting massive particles, WIMPs)들은 선호되는 후보들이었지만 현재 전세계에서 진행된 직접 탐사 실험을 통해 대부분 배제되었다. 초대칭 입자(Supersymmetric particles, SUSY)도 유망한 후보로 간주되었지만, 힉스 입자 발견 이후 CERN 실험을 통해 대부분 배제되었다. 물론 액시온, 미니 블랙홀, 초경량 보존 등 수많은 이론적 후보가 남아 있으며 암흑물질 탐색을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암흑물질은 많은 과학자들이 선호하는 중력 변칙에 대한 해결책이지만, 뉴턴-아인슈타인 표준 중력이 낮은 가속도 한계에서 실험적으로 검증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때로 일부 과학자들은 중력렌즈와 같은 천문학적 관측을 통해 암흑물질을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암흑물질은 표준중력을 가정하여 추론되었기 때문에 순환 논법일 수밖에 없고, 암흑물질이 적정량 검출되는 경우에만 낮은 가속도 한계에서도 표준중력이 유효할 것이다.


실제로 모든 과학자들이 암흑 물질이 해결책이라는 것에 동의했던 것은 아니다. 이미 1983년에 모르데하이 밀그롬(Mordehai Milgrom)은 은하의 특징적인 회전 곡선이 저가속 현상에서 뉴턴의 중력 역학(따라서 일반 상대성 이론도 포함)의 붕괴를 암시한다고 제시했다. 수정 뉴턴 역학(Newtonian dynamics, MOND)이라고 불리는 밀그롬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표준 중력이 제곱 초당 약 0.1nm(나노미터)인 가속 상수 a_0와 비슷하거나 이보다 약할 때 붕괴한다고 가정한다. 따라서, 밀그롬은 중력 이론에 새로운 상수를 도입하였다. 수정 뉴턴 역학에서 중력은 자유 낙하하는 중력 시스템의 내부 역학이 주변 시스템의 중력장이 일정하더라도 이에 영향을 받는 외부 중력장 효과(external field effect)를 필요로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수정 뉴턴 역학의 중력은 중력 역학이 주변 우주의 영향을 받는 다는 마하의 원리(Mach’s principle)를 따른다. 


수정 뉴턴 역학은 암흑 물질을 포함시키지 않고도 은하의 관측된 회전 곡선을 설명할 수 있다. 수정 뉴턴 역학이 예측한 케플러 유사 법칙들을 중입자 툴리-피셔 관계, 지름 가속도 관계와 같은 은하 운동학에서 괸측 되었다. 또한, 최근 은하 회전 곡선의 바깥 부분 내에서 외부 중력장 효과(External field effect)가 포착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관찰들은 암흑 물질 지지자들로부터 저항받고 있는데, 이는 암흑 물질 헤일로가 수정 뉴턴 역학의 예측을 일정 수준 모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미래에 정확한 고정밀 관측이 이뤄진다면 수정 뉴턴 역학과 암흑 물질 헤일로는 결국 구별될 수 있을 것이다. 


4. 장주기 쌍성: 저가속에서 중력을 직접 검증하기 위한 자연 실험실 


암흑 물질과 수정 뉴턴 역학을 구분하기 위해 은하를 사용하는 경우, 은하의 외부 부분이 엄청난 공간이기 때문이에 이 두 패러다임들의 중복되는 예측 내용들을 구별해야 한다. 2012년 자비에 헤르난데즈(Xavier Hernandez)와 그의 동료들은 낮은 가속도에서 중력을 테스트하기 위하여 장주기 쌍성을 이용하는 것을 제안했다. 장주기 쌍성은 서로의 상호 중력에 따라 장기간 궤도에 따라 서로를 도는 중력적으로 결합된 쌍성을 의미한다. 전체 질량이 약 1 태양 질량인 일반적인 쌍성의 경우, 간격(또는 궤도 크기)가 수 킬로 천문 단위(kau)일 때 상호 중력은 밀그롬 상수의 약한 가속도에 도달한다. 표준 중력에 의해 예측되는 궤도에 둘러싸인 상대적으로 작은 공간에 포함된 암흑 물질은 무시해도 될 정도이다. 그러므로 암흑 물질과 수정 뉴턴 역학의 영향을 구별할 필요 없이 중력을 직접 테스트할 수 있다. 


유럽항공우주국(European Space Agency)의 가이아(Gaia) 우주 망원경은 우리은하에 있는 20억 개의 물체(주로 별)의 3D 지도를 구축한다는 목표로 별의 움직임을 추적해오고 있다. 가이아는 2016년부터 데이터를 공개해오고 있다. 가장 최근 발표된 것은 데이터 릴리스 3(DR3)이다. 2023년부터 2024년까지 세종대학교 채규현 교수는 중력에 민감한 세 가지 매개변수들을 고려하여 쌍성을 이용해 중력을 시험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였다. 이와 같은 세 가지 매개변수들은 하늘 평면에 투사된 관측된 2D 속도, 뉴턴 원형 속도로 정규화된 2D 속도, 그리고 관측된 2D 속도와 2D 간격을 몬테 카를로 방법에 의해서 삼차원의 실제 공간으로 역투영하여 통계적으로 재구성한 운동학적 가속도이다.


가이아의 쌍성에 대한 데이터의 질적 수준은 다양하다. 또한, 일부 쌍성들은 쌍성 중 하나 또는 둘 모두 주변에 위치한 관측되지 않은 별들이 있어 이들 주변에 맴돌기도 한다. 이와 같이 숨겨진 구성 요소가 있는 쌍성들을 다중 별 또는 계층 시스템이라고 부른다. 채 교수는 가장 높은 데이터 품질적 수준을 갖춘 순수한 쌍성 샘플로부터 계층 시스템이 포함된 좀 더 완화된 품질의 데이터가 포함된 10배 이상 더 큰 샘플까지 고려하였다. 계층 시스템이 포함된 샘플의 경우, 채 교수는 표준 중력을 만족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1 kau 이하의 간격을 가진 쌍성들을 이용하여 계층 시스템의 발생률을 결정하였다. 이와 같은 절차는 간격과는 관계없이 동일한 기준으로 모든 쌍성이 선택되었고, 확인된 계층 시스템들은 이미 제거하였기 때문에 유효할 수 있다. 확인되지 않은 숨겨진 동반자(companion)가 있을 확률은 간격과는 무관한데, 샘플 수집 기준에 의해서 이들의 측광학적, 측성학적 그리고 운동학적 특성들이 통계적으로 동일하기 때문이다.    


5. 결과 


그림 2에서 엄격한 데이터 질적 요건에 따라 선택된 2463개의 순수 쌍성 샘플들에 대한 중력 테스트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제곱 초당 약 1 nm보다 높은 가속도 또는 약 2 kau보다 작은 간격에서 관찰된 가속도 또는 속도는 뉴턴의 예측과 일치한다. 이는 상당히 의미있는 결과인데 관측된 값들에 대한 그 어떠한 조정도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뉴턴 역학은 제곱 초당 nm의 가속도 단위까지 관측된 양에 의해 자연스럽게 뒷받침된다. 


그러나 제곱 초당 1 nm 또는 2 kau에서 관측된 가속도/속도는 뉴턴의 예측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며, 약 5 kau보다 큰 간격의 경우 속도와 가속도가 약 20% 및 40-50%으로 각각 증가한다. 상대적으로 더 큰 간격들을 가진 쌍성들은 동일한 데이터 품질을 충족하기 때문에 위와 같은 증가치는 실제 중력 변칙을 나타낸다. 놀라운 점은 변칙적 행동의 정도와 특성이 제이콥 베켄스타인(Jacob Bekenstein)과 밀그롬(Milgrom)의 AQUAL 모델로 대표되는 수정 뉴턴 역학의 중력이 은하수의 외부 중력장 효과(external field effect)하에서의 일반적 예측과 일치한다는 것이다. 



그림 2. 통계적으로 숨겨진 추가 구성요소가 없는 2463개의 순수 쌍성들에 대한 중력 테스트 결과. 중력에 민감한 세 가지 매개변수들, 즉 몬테 카를로 재구성 운동 가속도, 관측된 하늘 평면 투영 상대 속도, 뉴턴 원형 속도로 정규화된 속도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표시됨. 세 가지 경우 모두 관측된 값들은 해당 뉴턴 예측과 비교되었다. 낮은 가속도 및 더 큰 간격에서 중력 변칙이 확연하게 나타난다.


그림 3은 계층 (고차 다중) 시스템들을 포함한 두 개의 일반 샘플들에 대한 가속 이상을 나타내고 있다. 계층 시스템들 비율의 보정값이 표시되었다. 순수 쌍성 샘플들에 나타난 변칙 현상과 동일하게 관측된 중력은 제곱 초당 1nm에서 뉴턴의 예측으로부터 벗어나기 시작하였고 이와 같은 이상의 정도와 추세는 수정 뉴턴 역학의 중력 예측과 일치한다. 



그림 3. 계층(다중 별) 시스템을 포함한 두 개의 일반 장주기 쌍성 샘플에 대해 몬테 카를로 재구성 운동 가속도를 사용한 중력 테스트 결과. 분해되지 않은 계층 시스템의 비율은 뉴턴 영역 내 높은 가속도에서 보정되었다. 이러한 결과들은 순수 쌍성 샘플의 테스트 결과와 일치하지만 표본 크기가 훨씬 크기 때문에 통계적 유의성이 훨씬 더 높다.


그림 4는 두 개의 일반 샘플에 대해서 관측된 정규화된 속도를 정규화된 간격에 대한 관계로 나타낸다. 여기서 정규화된 간격 값 1은 가속도 값이 Milgrom 가속도와 같아짐을 나타낸다. 정규화된 간격의 값이 충분히 작을 시, 관측된 정규화된 속도는 뉴턴의 예측과 일치한다. 그러나 정규화된 속도는 정규화된 간격이 약 1에 도달할 때까지는 점진적으로 증가한 다음, 두 샘플 모두에서 수정 뉴턴 역학의 중력 예측과 마찬가지로 평평해진다. 



그림 4. 그림 3과 유사하지만 정규화된 속도가 사용된다. 뉴턴식 예측은 명확하게 배제되며, 밀그롬의 AQUAL 예측은 Gaia 데이터와 일치한다. 


6. 시사점: 천체 물리학 및 우주론의 혁명 


현재 은하와 은하단에서 발생하는 중력 변칙을 설명하는데 있어 암흑물질이 수정뉴턴역학과 경쟁하는데 이는 우주론적으로 추정되는 암흑물질 밀도가 적정해 보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경쟁은 장주기 쌍성에서 관측된 중력 변칙에서는 성립하지 않는다. 그 중력 변칙은 표준 중력이 약한 가속도에서 붕괴한다는 것을 명확하게 의미한다. 이는 암흑 물질의 존재 여부와는 상관없이 별개로 발생하는 것이다.  


장주기 쌍성의 중력 변칙이 은하 회전 곡선에서와 동일한 가속도에서 관측된다는 것은 매우 놀랍다. 은하 회전 곡선에서의 변칙을 설명하기 위하여 도입되기 시작한 암흑 물질은 장주기 쌍성의 변칙 현상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암흑 물질 패러다임 자체는 임기 웅변적 가정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전 세계적인 집중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암흑물질 입자의 탐지나 식별이 실패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물일 수 있다. 


AQUAL 및 QUMOND와 같은 수정 뉴턴 역학 중력 모델은 은하와 장주기 쌍성 내 중력 변칙을 필요로 할 뿐만 아니라, 외부 중력장 효과의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은하와 장주기 쌍성의 변칙의 엄청난 크기 차이를 정확하게 예측한다. 이러한 결과들은 수정 뉴턴 역학의 기본 원리인 표준 중력이 수정 뉴턴 역학의 가속도 상수를 통해 붕괴된다는 것을 입증한다. 또한 수정 뉴턴 역학이 비표준(또는 수정) 중력을 통해 실현된다는 점을 강하게 암시한다.


수정 뉴턴 역학이 천체 물리학과 우주론에 미치는 영향은 일반 상대성 이론의 영향에 못지 않다. 일반 상대성 이론은 중력과 시공간에 대한 인간의 이해를 블랙홀 및 중력파와 같은 상대론적 현상으로 확장한 반면, 행성계, 항성계, 은하, 은하단과 같은 비상대론적 현상에서는 뉴턴의 중력 이론으로 돌아간다. 이러한 비상대론적 현상은 밀그롬 상수에 의해 설정된 수정 뉴턴 역학 영역에 도달할 때마다 밀그롬의 원리를 따르게 되고, 선형성과 중첩 원리를 잃게 되며, 외부 중력장 효과를 갖게 된다. 장주기 쌍성에서 볼 수 있듯이 밀그로미안 현상은 항성계, 은하계, 우주 자체에 이르기까지 널리 퍼져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중력 역학은 가장 강한 중력부터 가장 약한 중력에 이르기까지 마하의 원리를 따르는 것처럼 보인다. 강한 중력 영역에서 마하의 중력 성질은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의 비선형 이론으로 대표되며, 약한 중력 영역에서는 밀그롬의 이론으로 대표된다. 태양계 안쪽에서와 같이 “정상 중력”이라는 최적 지점에서만 뉴턴의 이론과 선형성이 유지되며 중력 역학은 마하의 원리를 망각하게 된다.


7. 향후 연구 및 전망  


현재 밀그롬 중력에 대한 증거는 가이아 DR3 데이터 베이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가이아는 2026년 초에 DR4를 발표할 예정이다. 가이아 DR4는 측성학적, 측광학적, 그리고 시선속도에 대한 완전한 데이터 목록을 제공할 예정이며, 이로 인하여 장주기 쌍성 중력 테스트 결과의 통계값이 유의미하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정 장비를 통해서 잘 선별된 장주기 쌍성의 시선속도를 정밀하게 측정함으로써 하늘의 2D 속도보다 더 직접적인 중력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는 3D 속도를 얻을 수 있다. 스펙클 측광(speckle photometry)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통해 현재까지 측광학적으로 분해 안 된 별들에 숨겨져 있는 추가별을 찾아내어 이와 관련된 불확실성을 제거할 수 있다.


밀그롬 중력에 대한 강력한 증거가 이미 얻어졌으므로, 수정 뉴턴 역학 패러다임의 이론적 발전이 이뤄져야 한다. 수정 뉴턴 역학에 기반한 우주론은 로버트 샌더스(Robert Sanders)의 선구적인 연구를 따라 발전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연구는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넘어서는 상대론적 이론들의 이론적 발전과 함께 올바른 수정 뉴턴 역학 현상학에 근거하여 이뤄져야 한다. 근본적인 기본 이론에 대한 탐구는 상대론 영역의 일반 상대성 이론과 매우 약한 가속도에서의 수정 뉴턴 역학을 동시에 설명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또한 근본 이론은 중력의 양자물리학을 성공적으로 설명해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참고


1. F. Zwicky 1933 Helvetica Physica Acta (in German) 6 110–127 "Die Rotverschiebung von extragalaktischen Nebeln" [The red shift of extragalactic nebulae]

2. V. Rubin, W. K. Jr. Ford 1970 Astrophysical Journal 159 379 "Rotation of the Andromeda Nebula from a Spectroscopic Survey of Emission Regions"

3. A. Bosma 1978 Ph.D. thesis “The Distribution and Kinematics of Neutral Hydrogen in Spiral Galaxies of Various Morphological Types” (Rijksuniversiteit Groningen)

4. M. Milgrom 1983 Astrophysical Journal 270 365 "A modification of the Newtonian dynamics as a possible alternative to the hidden mass hypothesis”

5. S. S. McGaugh, J. M. Schombert, G. D. Bothun, and W. J. G. de Blok 2000 Astrophysical Journal 533 L99 “The Baryonic Tully-Fisher Relation”

6. Stacy S. McGaugh, Federico Lelli, and James M. Schombert 2016 Phys. Rev. Lett. 117, 201101 “Radial Acceleration Relation in Rotationally Supported Galaxies”

7. Kyu-Hyun Chae, Federico Lelli, Harry Desmond, Stacy S. McGaugh, Pengfei Li, and James M. Schombert 2020 Astrophysical Journal 904 51 “Testing the Strong Equivalence Principle: Detection of the External Field Effect in Rotationally Supported Galaxies”

8. Kyu-Hyun Chae 2022 Astrophysical Journal 941 55 “Distinguishing Dark Matter, Modified Gravity, and Modified Inertia with the Inner and Outer Parts of Galactic Rotation Curves”

9. X. Hernandez, M. A. Jiménez, C. Allen 2012 The European Physical Journal C  72 1884 “Wide binaries as a critical test of classical gravity”

10. Kyu-Hyun Chae 2023 Astrophysical Journal 952 128 “Breakdown of the Newton–Einstein Standard Gravity at Low Acceleration in Internal Dynamics of Wide Binary Stars”

11. Kyu-Hyun Chae 2024 Astrophysical Journal 960 114 “Robust Evidence for the Breakdown of Standard Gravity at Low Acceleration from Statistically Pure Binaries Free of Hidden Companions”

12. Kyu-Hyun Chae 2024 Astrophysical Journal (submitted; preprint arXiv:2402.05720)

13. J. Bekenstein, M. Milgrom 1984 Astrophysical Journal 286 7 "Does the missing mass problem signal the breakdown of Newtonian gravity?”

14. M. Milgrom 1983 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 403 886 "Quasi-linear formulation of MOND”

15. R. H. Sanders 1998 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 296 1009 "Cosmology with modified Newtonian dynamics (MO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