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소식

회화과 동기 5인, 수서역에 벽화를 조성하다
2020-08-10 hit 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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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김기찬(서양화전공·15), 서보민(서양화전공·15), 이지환(서양화전공·15), 신종찬(한국화전공·15), 권봉균(서양화전공·15)


“콘크리트 속 화사함을 표현했어요. 일상 속에서 벽화를 보고 조금의 유쾌함을 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회화과 15학번 이지환, 김기찬, 서보민, 신종찬, 권봉균 학생은 지난 5월 28일 ㈜SR과 함께 진행된 수서역 벽화를 제작해 시민들에게 선보였다. 이번 벽화는 학생들의 재능기부로 이뤄졌으며, 약 200m 길이의 초대형 사이즈로 제작됐다. 5인 학생의 벽화 제작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봤다.



Q. 수서역 벽화를 공개한 소감은?

A. 학교에서 벽화를 작업할 때는 공간이 협소해 전체 모습을 한눈에 보지 못했는데 넓은 공간에 설치된 것을 보니 그림이 더 잘 어우러지는 것 같다. 고생한 만큼 애정이 가고 뿌듯하다. 비록 지나가는 장소이지만 사람들이 벽화를 보고 조금의 유쾌함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Q. 어떻게 참여하게 됐는가?

A. 이강화 교수님께서 공모전 제안을 먼저 해주셨다. 팀으로 수서역 벽화 그리기 주제 공모전에 나갔는데 대상까지 받았다. 이후 SR측에서 벽화 그리기 사업을 제안해 주셔서 참여하게 됐다.


Q. 제작 기간은 얼마나 됐는가?

A. 공모전을 제외하면 대략 8개월 정도 걸렸다. 공모전에 당선된 후 작년 9월부터 벽화 도안 아이디어를 구상했고, 1월 말부터 3월 초까지 학교에서 그림을 그렸다. 이후 벽화를 선로에 설치하는 작업을 했고 5월쯤 마무리됐다.


Q. 벽화 제작 과정은 어땠는가?

A. 직접 나무를 공수하는 것부터가 시작이었다. 나무판자를 직소기로 직접 자르고 유화로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설치 업체를 고용해 조각된 벽화를 선로에 붙였다. 설치가 끝나고 나서는 손상된 부분을 수정하여 마무리했다. 





Q. 벽화에 어떤 메시지를 담으려고 했는가? 

A. 콘크리트 속의 화사함을 표현했다. 지하와는 정반대가 될 수 있는 밝은 요소들을 그렸다. 지상의 하늘, 숲과 같은 자연물뿐만 아니라 무언가를 즐기고 있는 인물과 공상을 핵심 요소로 했다. 또 평면적인 그림이지만 입체성을 부여해서 시각적 재미를 줄 수 있게 했다. 


Q. 시각적 재미에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 어떻게 이런 그림이 나올 수 있었는가?

A. 지형지물을 활용하는 식으로 디자인을 많이 수정했다. 비가 오면 물이 새서 역 내 콘크리트에 물때가 가로로 지어지게 되는데 이것이 담벼락 같이 느껴졌다. 그래서 그 위에서 아이들이 건너뛰거나 뛰어넘기 위해 도와주는 장면을 그리게 됐다. 또 쇠파이프가 정면에서 보면 벽처럼 보이는데 이것을 활용해서 말뚝박이 이미지가 나왔다.


Q. 붙이는 식의 벽화 제작 방식이 독특하다. 이런 기법을 사용한 이유가 있는가?

A. 보통 벽화라고 하면 벽을 캔버스로 해서 그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선로에는 높은 전류가 흘러 직접적으로 그릴 수 있는 환경이 되지 못했다. 그래서 나무판자에 그림을 완성하고 붙이는 식의 벽화가 탄생하게 됐다.


Q. 어려움은 없었는가?

A. 작업 방식에 선례가 없다 보니 어려움이 많았다. 자재를 가공하고 그림을 그려 붙이는 것까지 모든 과정을 스스로 찾아 나가야 했다. 한 단계를 넘을 때마다 이게 가능할까 하는 걱정도 있었다. 그렇지만 이강화 교수님께서 벽화 사업에 경험이 많으셔서 재료 선택이나 경험적인 부분에 자문을 주셨다. 


Q.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는가?

A. 코로나와 시기적으로 맞물려 오해를 산 일이 있었다. 나무판자를 자르는 작업을 할 때 톱밥 때문에 방진복을 입었었다. 하얀색 방진복에 마스크까지 쓰고 건물 밖을 나갔더니 방역 당국에서 나온 건 줄 알고 다른 학생들이 놀라 했던 기억이 난다.


Q. 팀의 분위기가 좋은 것 같다. 팀워크 비결이 있는가?

A. 1학년 때부터 같이 어울려 지냈던 동기들이다. 덕분에 팀으로 작업하는데 좋은 시너지가 많이 나온 것 같다. 서로에 대한 취향이나 개그 코드 등 여러 가지가 운이 좋게 맞아 지금까지 잘 지내고 있는 것 같다.


Q.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A. 이번 기회를 통해 여러 의견 속에서 서로 절충하고 타협하여 맞춰가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도 이런 벽화 사업을 더 해보고 싶다. 함께한 친구들과 다시 한번 팀이 되어 다른 것을 또 해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