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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평창올림픽과 세종인>(1) 올림픽 방송의 중심에서 활약한 곽성일(호텔경영전공) 학생
2018-03-20 hit 3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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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은 세계인들의 찬사를 받으며 막을 내렸다. 올림픽의 성공 뒤에는 선수들뿐만 아니라 자원봉사자,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등 많은 단체 혹은 개인의 노력이 돋보였다. 토마스 바흐(Thomas Bach) IOC 위원장은 “동계올림픽 중 가장 잘 조직된 대회”라고 평가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올림픽 방송 송출을 담당하는 OBS에 세종인들이 참여해 적지 않은 힘을 보탰다. OBS에서 활동한 세종인을 만나 평창 동계올림픽의 생생한 경험담을 들어본다.


올림픽 호스트 방송국인 OBS(Olympic Broadcasting Service)는 올림픽 개최국의 젊은 세대를 위해BTP(Broadcasting Training Programme)를 운영한다. BTP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부터 대학생들이 올림픽에서 방송전문가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세종대학교를 포함해 국내 약 14곳의 대학교는 OBS 방송국과 연계해, BTP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우선적으로 얻었다. 결과적으로 약 100명의 세종인이 Utility Camera, Support Services & Logistics, Audio, Olympic News Channel 등 9가지 직책에서 활약했다. 세종대 이외에도 한양대, 이화여대, 명지대, 백석대, 남서울대 등 국내 약 14곳의 대학교가 OBS와 연계하여 BTP에 참여할 우선 기회를 얻었다.



올림픽 시작 전인 지난 1월 12일부터 HR(Human Resources)부서에서 근무한 곽성일(호텔경영전공·13) 학생을 만났다. HR부서는 약 650명의 BTP 참여인원 가운데 3명만 뽑을 정도로 경쟁률이 치열했고, 인사를 담당하는 만큼 업무의 중요도가 큰 부서다.


Q. 주로 어떤 일을 담당했나.

A. OBS직원 약 4200명의 인원을 관리, 보조하면서 비자문제 같은 직원들이 한국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돕고 있다. 또 평창 조직위원회와의 소통을 원활하게 함과 동시에 BTP 참여학생 약 650명의 근무환경과 관련한 목소리를 대신 전달하는 일도 하고 있다. 나아가 직원들에게 과도한 업무가 주어지진 않는지를 관리하는 일도 업무 중 하나다.


Q. 외국인들과 소통하는 데 어려운 점은 없었나?

A. OBS는 본사를 스페인 마드리드에 두고 있어서 스페인 사람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모여서 일하는 곳이다. 주로 영어로 소통하지만 다양한 언어와 문화가 존재하는 곳이기에 다소 난감한 상황을 겪은 적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다양한 나라와 문화권에서 온 사람들의 생각이 하나로 모여 세계적인 행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이 단순히 언어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Q. BTP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A.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올림픽이라는 큰 국제대회를 IOC 산하기구인 OBS라는 국제기구에서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또한 자원봉사자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많은 것들이 이루어지지만, OBS는 중립적인 입장에서 올림픽의 성공만을 위해 일한다는 점에서 끌려 참여하게 됐다.



Q. 개막식을 직접 본 느낌이 어땠나?

A. 개막식 드레스 리허설과 실제 개막식을 모두 참관했다. 처음에는 향후 4년간 올림픽이 도쿄 베이징 등 동아시아에서 열리는데, 일본이나 중국과 다른 한국만의 색깔을 보여줄 수 있을까 걱정했었다. 다소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개막식에서 한국의 색깔을 잘 녹여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옆자리에 앉아 개막식을 관람한 OBS CFO(Chief Financial Officer)도 한국은 일본과 중국에 비해서 낯선 나라였는데 한국만의 색깔을 잘 녹여낸 것 같다고 말해주기도 했다.


Q. 특이한 경험도 많을 것 같다.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A. 북한 방송사가 위성 방송을 송출하기 위해서 OBS와 첫 만남을 가진 자리에서 통역업무를 수행했다. 북한 사람과 대화를 한 것도 처음인데 중요한 회의의 통역을 맡게 되어 다소 긴장했으나, 위성을 통해 강릉 아트센터에서 펼쳐진 현송월 악단의 공연영상을 송출하는 데 기여할 수 있었다. 당시 느꼈던 뿌듯함은 올림픽이 정치나 국제관계를 넘어 가능하지 않을 것만 같던 일을 가능하게 해준다는 사실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


Q. 평창올림픽 방송을 함께하는데 기분이 남다를 것 같다.

A. 많은 사람들이 OBS의 존재를 잘 모르는 것 같다. 전 세계에 방송되는 모든 올림픽 관련 영상은 OBS에서 촬영해서 각 나라의 방송국에 송출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즉 올림픽의 모든 순간을 담아내는 가장 중심에서 올림픽을 볼 수 있었다. 편견없이 올림픽이 세계인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스포츠 정신을 느낄 수 있었다.


Q. BTP를 통해 배운 점이 있다면?

A. OBS는 보통의 기업들과 확연히 다른 운영방식을 가지고 있다. 2년간 올림픽을 준비하고 2주 동안 준비한 모든 것을 쏟아내는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예기치 않은 돌발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매년 행사가 다른 나라에서 진행되고 그에 따라 준수해야 할 법과 문화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서 한국의 법과 문화가 외국인들에게 어떻게 다가오는지, 또 돌발상황이 발생했을 때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지를 배울 수 있었고, 올림픽이라는 행사가 다수의 비인기 종목을 포함하면서도 매번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이유를 깨달을 수 있었다.



취재 및 글 | 유정화 홍보기자(u_u16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