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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세종인#87 삼일회계법인의 공인 회계사 이택진 동문을 만나다
2021-11-08 hit 4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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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택진 동문 (경영학과·13)


경영학과 이택진 동문은 삼일회계법인의 공인 회계사다. 이 동문은 3년의 수험기간을 거쳐 2020년 공인 회계사 시험에 최종 합격했다. 경영학과 수석 졸업 후 현재 삼일회계법인에서 일하고 있는 그를 만났다.

 

Q. 공인 회계사를 소개하자면?

기업 또는 조직의 언어를 다루는 전문가다. 기업은 재무제표로 대표되는 계량화된 정보를 가지고 성과와 현재 상태 등에 대해 내부의 경영진은 물론 투자자, 감독기구와 의사소통 한다. 회계사는 재무 정보의 적절성을 독립적으로 평가하고 이해관계자에게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Q. 삼일회계법인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가? 

회계 감사를 맡고 있다. 회계법인에는 다양한 부서가 존재한다. 그 중 회계 감사는 공인회계사만이 맡을 수 있는 고유 영역이다. 세금이나 경영 자문 업무와 달리 투자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데 직결되기 때문이다. 재무제표 계정 중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 및 유형자산과 급여를 검토하고 연 단위 감사보고서와 분기별 검토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Q, 일은 힘들지 않은가?

막막함을 느낄 때가 있다. 회계법인은 다양한 업계의 회사와 업무를 진행하기 때문에 그만큼 여러 문제에 부딪힌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시험을 준비하며 배운 이론을 실무에 적용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그래서 회사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문제 해결 사례를 연구하고, 선배 회계사나 동기들의 도움도 많이 받는 편이다. 아직 회계 업무가 어렵긴 하지만 매 순간이 보람차고 회사 생활이 굉장히 즐겁다. 


Q. 입사 과정은 어땠는가?

시험에 합격한 후 남은 학기를 다니며 6개월 동안 로컬회계법인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했다. 파트타임이지만 신입 회계사와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이후 삼일회계법인에 지원했다. 서류 전형에서는 대기업에 취직한 친구들에게 자소서 첨삭을 부탁해 도움을 받았다. 면접 전형에 통과하기 위해서는 실무진 면접과 임원진 면접을 모두 통과해야 한다. 면접 준비를 위해 스터디를 진행하며 모의 면접으로 실전에 대비했다. 면접에서 자신의 솔직한 모습을 보여준 덕분에 합격할 수 있었다. 


Q. 공인 회계사를 선택한 계기는?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회계사가 되면 여러 기업의 프로젝트를 맡게 된다. 기업마다 업계가 다르기 때문에 주요 이슈가 천차만별이다. 맡은 업무마다 새로움의 연속이다 보니 적응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그러나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일을 하고 싶지 않았다. 일이 힘들고 어렵더라도 한 분야의 전문가로서 보람을 느끼고 싶었기 때문에 회계사를 선택했다. 


Q. 회계사 시험 준비는 어떻게 했나?

3학년 1학기를 마치고 교내 회계사 준비반에 들어갔다. 최종 합격까지 3년이 걸렸다. 합격생 평균 수험기간인 4년 반에 비해 조금 빠르게 합격했다고 할 수 있다. 가장 큰 무기는 꾸준함이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생활 패턴은 꼭 지켰기 때문에 계획대로 공부할 수 있었다. 공부할 때는 한 번 보더라도 제대로 이해하려 노력했다. 책을 여러 번 반복해서 보는 것보다 효율적이다. 마지막으로, 항상 긍정적인 생각으로 생활했다. 공부해야 하는 양이 너무 많아 압박감이 들 때마다 ‘하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이겨냈다. 


Q.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나? 

그런 적은 없다. 회계사가 되고 싶은 동기가 분명했기 때문이다. 시험을 준비한 것은 대학교 1학년부터 군 복무를 마치기까지 오랜 시간 고민한 끝에 결정한 선택이다. 회계사가 되고 싶은 이유가 확고했기에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를 생각하진 않았다. 


Q. 힘들 때 어떻게 극복할 수 있었는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취미를 가졌다. 정해진 시간에 계획을 모두 마치면 혼자 노래방에 가서 30분 정도 노래를 불렀다. 긴 수험생활을 견디려면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어야 한다. 소소한 취미생활 덕분에 지치지 않고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여행과 같은 취미는 생활 패턴을 망가뜨리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는다. 


Q. 수학을 못하면 회계사가 되기 어렵나? 

그렇지 않다. 회계사 시험에서 요구하는 것은 수학 이론이 아닌 숫자 감각이다. 숫자로 표현된 글을 읽고 비판적 사고가 가능해야 한다. 수학을 잘하고 못하고는 크게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실무에서는 의사소통 능력과 글쓰기 능력이 훨씬 중요하다. 회계법인의 업무는 서비스업이다. 매주 다른 기업의 사람들을 인터뷰하며 요구사항을 주고받아야 해서 탁월한 의사소통이 필요하다. 또한 감사 조서를 얼마나 잘 썼는지에 따라 업무 능력을 평가받기 때문에 글쓰기 능력을 갖춰야 한다. 회계사가 문과 계열의 전문직인 이유가 있다.


Q. 대학생활은 어땠는가?

2학년까지 학생회로 활동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학생회로 활동하며 대학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에 적극적으로 임했다. 다양한 선후배와 동기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학점 관리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신기한 점은 학생회를 함께했던 친구들 모두 학점이 4점대였다. 회의실에서 다 같이 놀고 공부도 열심히 했다. 회계사 시험 합격 후에도 남은 학기를 다니며 열심히 공부한 결과 학과 수석으로 졸업할 수 있었다. 


Q. 대학활동이 현재 일에 도움이 되는가?

팀 프로젝트 경험이 크게 도움 된다. 업무 특성상 다양한 사람들과 의사소통해야 한다. 의사소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문제를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책임감을 느끼고 팀원들과 협력하는 과정이 실무에서도 필수적이다. 교내 회계사 준비반도 큰 도움이 됐다. 학습 환경이 정말 좋았다. 같은 목표를 가진 학우들과 함께 공부하며 동기부여 되기도 했다.


Q. 회계법인은 이직률이 매우 높다. 그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는가? 

일반 기업의 이직률과는 조금 다르다. 회계법인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이직할 곳이 많기 때문이다. 회계 전문가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어나다 보니 여러 기업이 높은 연봉을 주고 회계사를 스카우트하고 있다. 일반 기업뿐 아니라 금융공기업이나 증권사 등 회계사의 활동 범위는 매우 넓다. 회계사 시험 합격 후 대부분은 회계법인에서 2년 정도 경험을 쌓은 뒤 다양한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는다.


Q. 회계사가 기계로 대체될 수 있을까? 

회계사는 기계로 대체될 수 없다고 본다. 회계사의 업무는 의사결정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기업의 핵심가치를 판단하고 내부 제도를 평가해야 한다. 회계법인에서도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단순 업무를 대체하여 회계사가 고차원 업무에 집중하도록 도와주는 정도다. 몇 년 전부터 AI 대체 이슈가 불거지고 있지만, 오히려 회계사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Q. 하루의 일과는 어떠한가?

출근 시간은 자유롭다. 외부 감사를 위해 감사 대상 회사로 출근하기도 한다. 보통 10시쯤 출근해서 감사 대상 회사에 관련 자료를 요청한다. 자료는 늦은 오후쯤에야 받을 수 있다. 요청받은 쪽도 자료를 신중하게 검토하기 때문이다. 자료를 확인하고 마감일까지 보고서를 작성하려다 보니 야근이 매우 잦다. 물론 그 누구도 야근을 강요하지 않는다. 모두가 공인 회계사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일하다 보니 새벽 퇴근도 마다하지 않는다.


Q. 앞으로의 계획은?

회계 감사 업무에 있어 백과사전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실무에 뛰어든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하루하루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목표에 다가가고 싶다. 주변 사람이 회계와 관련된 문제를 겪고 있을 때 도움을 줄 수 있으면 굉장히 보람찰 것 같다. 회사의 선배 회계사들을 보며 많이 배우고 있다. 미래에 나도 후배 회계사가 본받고 싶은 회계사로 성장하고 싶다. 


Q. 후배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아질 시기다. 혼자서 미래를 걱정하기보다는 친구들과 함께 고민을 나누면 좋겠다. 교내 활동에 참여해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라. 대학 시절 만난 선후배와 동기들이 가장 큰 자산으로 남아있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하면 좋을지 함께 고민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그들이 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꿈을 응원해주는 학우들을 만나 대학생활을 즐겁게 보냈으면 좋겠다.


취재/ 조무송 홍보기자(cjswo61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