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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세종인#102 한화생명의 보험계리사 김도애 동문을 만나다
2022-06-29 hit 2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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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애 동문(수학통계학과·16)


수학통계학과 김도애 동문은 한화생명의 보험계리사이다. 김 동문은 2년의 수험기간을 거쳐 2020년 보험계리사 시험에 최종 합격했다. 현재 한화생명에서 일하고 있는 그를 만났다.


Q. 보험계리사를 소개하자면?

A. 보험계리사는 흔히 알고 있는 보험판매가 아니다. 보험계리사는 크게 보험 상품을 개발하는 업무와 보험관련 현금흐름을 계산하는 업무로 나뉜다. 보험 상품개발은 수요와 시장을 분석하여 획기적인 보험 상품을 개발하는 분야이다. 보험회사의 손익과 각종 통계자료를 분석하여 보험관련 현금흐름을 계산하는 것이 전형적인 계리 업무이다. 보험계리사의 대부분이 보험관련 업에 종사하는 것은 맞지만 보험에 국한된 직업은 아니다.


Q. 보험계리사는 보험회사에서만 일할 수 있는가?

A. 그렇지 않다. 보험회사는 물론 회계법인, 공기업, 은행 등의 다양한 분야에 종사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보험회사에서 일한다. 보험회사는 개인에게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원수사와 보험회사에게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재보험사로 나뉜다. 재보험사가 연봉이 높아 보험계리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회사이다.


Q. 한화생명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가? 

A. 입사한 지 두 달도 되지 않아 아직 업무를 배우는 단계이다. 현재 상품개발이 아닌 계리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계리팀은 회사마다 이름도 다르고 여러 부서로 나뉘어 있다. 계리팀 중 IFRS 추진팀에 소속되어 있다. 내년에 보험사에 적용되는 새로운 국제회계기준인 IFRS17이 도입된다. IFRS17의 도입을 준비하는 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Q. 한화생명 입사과정이 궁금하다. 

A. 보험계리사의 경우 입사를 위해 인턴경험은 필수이다. 한화생명에 입사하기 전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에서 인턴으로 근무했다. 인턴 계약기간이 끝나기 전에 한화생명 채용형 인턴 모집 공고가 올라와 지원했다. 1차 면접은 실무 면접, 2차 면접은 임원 면접이었다. 면접을 위해 한화생명 채용형 인턴을 준비하는 사람들과 함께 스터디를 했다. 2차 면접은 토론 면접으로 진행되었다. 최종합격을 한 후 6주 인턴과정을 거쳐 정규직으로 채용되었다.


Q. 보험계리사를 선택한 계기는? 

A. 2학년 때 수학과 전공 수업인 유호석 교수님의 보험수학 과목을 통해 보험계리사라는 직업을 알게 되었다. 확률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한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숫자를 다루는 것에 자신이 있어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또한 2차 시험을 응시하기까지 유예기간을 5년이나 주기 때문에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공부할 수 있을 것 같아 준비하게 되었다.


Q. 보험계리사의 시험준비는 어떻게 했나?

A. 집 앞의 스터디 카페에서 혼자 계획을 세워 공부했다. 빡빡한 공부 스케줄을 만들지 않고 내 컨디션과 내 시간에 맞춰 여유롭게 공부하였다. 대신 꾸준히 공부하려고 노력했다. 1차와 2차 시험 모두 온라인 강의를 통해 준비했다. 최종 수험생활이 2년 정도로 길지 않은 편이다. 학교 전공수업을 충실히 들은 것이 짧은 수험기간의 비결이다.


Q. 시험준비를 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없었는가?

A. 보험계리사 시험은 준비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수험생이 많은 시험은 선택할 수 있는 학원과 강사가 많다. 하지만 보험계리사 시험은 거의 한 학원 혹은 한 강사가 독점해서 맞지 않는 강의라도 들을 수밖에 없다. 또한 시험에 대한 정보가 적어 준비하기가 힘들었다. 그나마 정보를 얻은 곳은 '보험계리사 준비하기'라는 인터넷 카페였다. 이곳의 합격 수기를 토대로 공부계획을 세웠다.


Q. 수험기간 힘들 때 어떻게 극복할 수 있었는가?

A. 수험기간 스트레스가 적은 편이었다. 고독한 공부환경을 만들지 않았던 점이 도움을 주었던 것 같다. 수험생활을 하다보면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부정적인 감정에 잠식되기 쉽다. 수험생활이라도 멘탈 관리를 위해 적당한 교류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혼자 공부하기 힘들 때는 친구들과 모여 공부했다. 서로 의지하고 격려하며 공부하니 어려운 순간도 수월히 넘길 수 있었다.


Q. 보험계리 업무는 보험계리사 시험 합격자만 가능한가?

A. 그렇지 않다. 계리 업무를 맡기 위해 자격증 소지는 법적인 자격요건이 아니다. 실제로 자격증이 없는 현직자들도 많으나 우리 세대는 다르다. 대부분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자격증이 없더라도 1차 시험이라도 합격한 사람이 대다수다. 1차 시험을 합격하고 취직 후 2차 시험을 준비하는 것이다. 사실상 이제는 취업의 문턱이 높아져서 보험계리사 자격증 취득이 필수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Q. 대학생이 보험계리사 시험을 응시하려면 어떤 것을 준비하면 좋은가?

A. 보험계리사 1차 시험 응시자격인 토익 700점부터 만들기 바란다. 영어 성적을 갖추지 못해 시험 준비에 완전히 집중하지 못하는 수험생들이 의외로 많다. 또한 전공이 아니더라도 학교의 회계나 경제 전공 수업을 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취업준비와 직무를 위해서는 디지털 역량을 미리 갖추는 것이 좋다. 계리업무는 R 통계 프로그램 활용 경험이 있으면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어필하기 좋다.


Q. 대학생활은 어땠는가?

A. 나름대로 학교생활을 충실히 한 편이었다. 원래 수학교육과에 진학하여 교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으나 에너지자원공학과로 입학하게 되었다.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에 휴학을 하고 공무원 준비를 했다. 하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시험을 포기하고 복학을 하면서 수학과로 전과했다. 전과 후에는 수학과 이지은 교수님의 연구학생으로 2년 동안 근무 했다. 외국인 친구를 사귀고 싶어 외국인 학생들이 많이 수강하는 영어교양수업을 들었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보험 상품개발보다는 계리 전문가로 성장하고 싶다. 처음에는 상품개발팀에서 일하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상품개발팀과 계리팀에서 모두 일하고 나서 생각이 달라졌다. 기획, 마케팅 등 업무 스펙트럼이 넓은 상품개발 업무도 흥미로웠지만 계산과 검증에만 집중할 수 있는 계리 업무가 더 적성에 맞는 것 같다. 아직 보험계리사로서 디지털 역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계리용 소프트웨어와 프로그램을 공부하여 전문성을 쌓을 계획이다. 


Q. 후배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A. 자신의 한계를 정해두지 않았으면 좋겠다. 취업 전에는 나보다 더 나은 조건을 가진 사람들과 비교하며 나의 가능성을 한정짓곤 했다. 하지만 취업을 하고나서 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취업이나 직무에 스펙은 생각보다 영향이 크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잘 해낼 수 있다고 자신감을 가지는 것이다. 자신이 가진 조건에 불만을 갖기보다는 자신의 강점에 집중하고 좀 더 당당해졌으면 좋겠다.



취재/  이연주 홍보기자(accioneuru@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