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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인의 알쓸신잡 ⑮탄 공은미 교수가 추천하는 이색 공간 5선
2023-05-02 hit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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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은미 교수


새로운 생각은 새로운 장소를 필요로 한다. 매일 비슷한 일상에 지쳤거나 틀에 박힌 느낌이든다면 색다른 공간을 방문해 보면 어떨까? ‘공간 마케팅’ 수업을 담당하는 공은미 겸임교수가 이색 공간 5선을 소개한다.  


◆스타벅스 경동1960점


시장 한복판에 위치한 특별한 카페가 있다. 지난해 12월, 경동시장에 문을 연 스타벅스 경동1960점은 원래 경동극장이 있던 자리다. 이곳은 1962년 개관한 극장을 카페로 개조해 옛 극장의 구조와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계단식의 공간 구조에 좌석들이 층별로 놓여 있고, 맨 꼭대기에는 영사실도 있다. 경사진 짧은 복도를 올라가 뒤를 돌면 극장에 와 있는 듯하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이곳에선 공간과 사람이 교감할 수 있음을 몸소 느낄 수 있다. 카페 입구에는 LG전자의 ‘금성전파사 새로고침 센터’가 있어 아주 오래된 TV와 세탁기 등의 옛 가전제품을 직접 보거나 다양한 놀거리도 체험할 수 있다.  


◆통의동 보안여관


경복궁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아주 오래된 한 여관을 만날 수 있다. 종로 서촌에 자리한 보안여관은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머무르고 있는 공간이다. 빛바랜 간판부터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나무 기둥, 낡은 서까래와 녹이 슨 타일까지. 1942년 지어진 이곳은 서정주 시인을 비롯한 당대의 문학청년들이 오래 묵으며 작품 활동을 하던 공간이다. 현재는 전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여관 객실마다 작품이 나뉘어 전시돼 있어 평범한 미술관과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건물 바로 옆에는 카페와 서점, 전시 공간으로 이뤄진 복합 문화예술 공간 ‘보안1942’도 있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보안여관에서 오래된 유물이 아닌 살아 숨 쉬는 문화 공간이 지닌 가치를 느껴보는 것이 어떨까? 


◆도킹서울


서울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서울역 근처엔 새로운 서울을 만날 수 있는 도킹서울이 있다. 도킹서울은 옛 서울역사 옥상 주차장과 연결된 차량 통로를 공공미술 플랫폼으로 소생시킨 곳이다. 주차램프 구조의 도킹서울은 뉴욕의 구겐하임 미술관을 연상케 하며, 정중앙의 설치미술 작품은 마치 우주와 연결된 듯한 느낌을 준다. 또한 차량이 다니던 길을 따라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명성 있는 예술가와 과학자, 시민이 함께 협력해 지어진 이곳엔 키네틱아트, 미디어아트, 설치미술 등 다양한 예술작품이 이곳저곳 전시돼 있다. 지루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게 할 새로운 경험을 도킹서울에서 만나보자. 


◆문화역서울284 


문화역서울284는 우리 과거의 이야기를 몸소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은 옛 서울역사의 원형을 복원해 2011년 복합 문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옛 서울역사는 80년 가까이 서울의 관문이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차역이었다. 일제 강점기 시대, 일본인 건축가가 설계한 이곳은 르네상스 건축 양식의 특징과 스테인드글라스와 같은 과거의 디자인 요소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특히, 조선인과 일본인, 남성과 여성이 따로 머물도록 구별한 대합실의 모습과 공간 배치가 매우 인상적이다. 현재 이곳에선 전시를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린다. 전시회는 대부분 무료여서 시민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시몬스 테라스 


시몬스 테라스는 아름다운 자연에서 여유를 느끼며 색다른 볼거리를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이다.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시몬스 테라스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 중 하나인 침대 제조업체 ‘시몬스’의 플래그십 스토어이다. 침대의 역사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박물관과 실제 제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쇼룸이 있어 심심할 틈이 없다. 드넓은 잔디밭에 좌석이 마련된 카페도 있어 오감을 만족시킨다. 시기마다 다르게 꾸며지는 외부 조경과 세련된 내부 인테리어를 갖춘 이곳은 휴식을 즐기기에 손색없는 공간이다. 특히, 크리스마스에는 웅장한 트리와 화려한 조명이 더해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선사한다. 학업에 지친 학생들이라면 이곳에 방문해 잃어버린 여유를 되찾는 것이 어떨까?



취재/ 조무송 홍보기자(cjswo61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