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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인의 알쓸신잡 ⑯탄 인공지능학과 이수진 교수 - 인공지능에 대한 오해와 진실
2023-06-05 hit 1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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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학과 이수진 교수


인공지능은 모든 산업분야에서 활용되며 우리 삶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인공지능과 인공지능의 잠재적인 사용에 대해서는 몇 가지 오해가 있다. 특히 요즘 생성형 AI인 ChatGPT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인공지능에 대한 정확한 개념 진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인공지능학과의 이수진 교수를 만났다. 


인공지능은 항상 옳다?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데 있어 비판적 사고는 필수이다. 최근 ChatGPT의 등장으로 생성형 인공지능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ChatGPT는 마치 실제 사람처럼 모든 질문에 막힘없이 대답한다. 하지만 과연 ChatGPT의 답변 내용을 신뢰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우리가 의사나 변호사의 전문성을 인정하는 이유는 그들의 전문성을 검증하기 위한 객관적인 검증 방식을 마련하고 오랜 시간에 걸쳐 사회적 합의점을 형성했기 때문이다. 반면, ChatGPT는 아직 정확성이나 객관성을 입증할 객관적 검증 방식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ChatGPT의 신뢰성은 앞으로 점차 향상될 것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을 올바르게 활용하기 위해선 인공지능의 결과물을 비판적 태도로 스스로 직접 검증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인공지능은 인간처럼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 

인공지능이 인간과 의사소통하는 모습을 보며 인공지능이 인간처럼 생각하고 감정을 느낀다고 여기곤 한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정말 인간과 같이 생각하고 행동하기 위해선 지금보다 더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인공지능에게 인간의 감성을 이해시키는 연구는 심리학이나 인지과학 등 다양한 학문의 융합이 필요한 매우 복합적인 연구이다. 인간의 감성을 인지하는 데 특화된 ‘어펙티브 컴퓨팅(Affective Computing)’ 분야는 오랜 연구에도 불구하고 인간 감성의 복합성으로 인해 데이터 수집과 정확도 측면에서 빠른 성과를 기대하기 쉽지 않다. 기계를 인간화시키는 것에는 높은 기술력뿐 아니라, 인간 감성의 기계화에 대한 고민도 요구되기에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인공지능이 모든 일자리를 앗아간다? 

기술 발전은 늘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우리가 이전보다 풍족한 삶을 살도록 도왔다. 인공지능 시대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인공지능이 발전함에 따라 현존하는 많은 일자리가 사라짐과 동시에, 지금껏 없던 새로운 일자리가 등장할 것이다. 마트에 키오스크가 생기면서 계산원은 점점 사라졌지만, 키오스크 이용이 어려운 고객을 직접 도와주는 점원이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앞으로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 인간 대 인간이 직접 만나는 직업이 각광받을 것이다. 인간의 마음을 보듬어주는 정신 상담이나 노인 돌봄 서비스 등 감성을 발휘하는 직업이 지금보다 더 높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 다가올 시대에 사라질 일자리를 걱정하기보단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일을 한발 앞서 준비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인공지능의 발전은 인간에게 더 높은 창의력을 요구한다

기술의 발전은 인간에게 더욱 새로운 아이디어와 창의적인 결과물을 요구한다. 우리는 인공지능을 단순 반복 작업을 돕는 도구로 활용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차원의 일에 집중해야 한다. 인공지능은 예술의 영역까지 침범해 미술 작품이나 음악까지 뚝딱 만들어내고 있다. 이런 시대에 ‘과연 인간의 역할은 무엇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예술가는 일일이 붓질하는 일을 인공지능에게 맡기고 지금껏 없던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 이처럼 인공지능의 시대에선 생산의 역할은 기계에게 맡기고, 인간의 역할은 ‘선택자’가 될 것이다. 기술 발전이 우리에게 독이 될지, 약이 될지는 우리가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렸다.


기술과 올바른 관계를 맺어야 한다

성장과정에서 인간과 관계를 맺으며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하듯, 인공지능 시대에선 기술과 어떤 관계를 맺느냐가 관건이다. 우리는 우리가 더욱 창의적인 존재가 될 수 있게끔 도와주는 조력자로 인공지능을 대해야 한다. 일례로 ChatGPT는 학생들에겐 훌륭한 학습 도구이고, 교수들에겐 연구에 아주 유용한 연구 파트너이다. 아직 인공지능의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거나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두려움 때문에 인공지능을 외면할 수는 없다. 인공지능은 우리 삶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막연한 두려움을 갖기보단 인간과 인공지능이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각자가 기술과 올바른 관계를 맺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취재/ 조무송 홍보기자(cjswo61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