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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 헌혈왕 권영진 학생을 만나다
2024-04-25 hit 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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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진 학생


지난 몇 년간 코로나 사태, 저출산, 고령화 등의 사유로 국내에서 혈액은 만성 부족 상태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적십자사는 헌혈자에 대한 감사와 명예를 드높이고 헌혈을 독려하기 위해 일정 횟수의 헌혈을 실시하면 헌혈유공패를 수여하고 있다. 최근, 30회 이상의 헌혈을 실시해 헌혈유공패 은장을 수여받은 학생이 있다. 헌혈을 통해 생명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권영진(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20) 학생을 만나봤다.


Q. 헌혈을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A. 헌혈을 처음 한 것은 2016년 고등학교 1학년 때였다. 특별한 사명감 같은 이유로 시작한 건 아니었다. 일반적인 고등학생들의 경우와 비슷하게, 학교에 헌혈 버스가 와서 수업도 빠지고, 간식도 먹을 수 있다는 시시한 이유였다. 헌혈을 처음 하기 전까진 바늘을 넣고 피를 뽑는다는 행위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 그러나 막상 해보니 그렇게 아프지 않았고, 봉사 시간도 받을 수 있다고 해서 헌혈 버스가 학교에 오면 매번 헌혈을 실시했다.


Q. 헌혈을 계속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A. 2달마다 전혈헌혈(혈액의 모든 성분을 채혈하는 헌혈)을 주로 실시하고 있다. 한번 헌혈을 하고 2달이 지날 때마다 ‘헌혈이 가능하다’는 문자가 온다. 문자를 보면 헌혈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이젠 헌혈이 익숙해져 10분 동안 피를 뽑는 게 그렇게 힘들지 않다고 느껴져 꾸준히 실시하고 있다. 7~8년 가까이 꾸준히 헌혈을 해오다 보니 습관이 됐고, 지금까지 해온 헌혈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됐다는 보람도 느껴져 계속하게 되는 것 같다.


Q. 전혈헌혈을 주로 하고 있다고 했는데, 전현헌혈은 무엇이고, 주로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A. 헌혈엔 크게 두 종류가 있는데, 전혈헌혈과 성분헌혈이다. 전혈헌혈(전혈)은 쉽게 말해 내 혈액의 모든 성분을 채혈하는 대표적인 헌혈 방식이다. 성분헌혈은 혈액 성분 중 채혈하고자 하는 성분만 채혈하고 나머지 성분은 헌혈자에게 돌려주는 헌혈이고, 다음 헌혈 가능일까지 2주가 걸린다. 반면 전혈헌혈은 피를 통째로 뽑는 것이기 때문에, 다음 헌혈 가능일까지 2달이 걸린다. 둘 다 각자의 장점이 있고 모두 환자들을 위해 필요한 헌혈이기 떄문에 두 방식 사이에 우열은 없다. 그저 개인적으로 헌혈 횟수를 조금씩 천천히 쌓아가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전혈헌혈을 하고 있다. 이유를 하나 더 꼽자면 성분헌혈이 1시간 반 정도 소요되는 것에 반해 전헐헌혈은 30분 정도에 마칠 수 있다는 점이 있을 것 같다.





▲권영진 학생의 레드커넥트 화면


Q. 헌혈을 하면서 보람을 느꼈던 사례가 있는가?

A. 현혈을 자주 하는 사람들은 ‘레드커넥트‘라는 어플리케이션을 알 것이다. 대한적십자사 혈액원에서 운영하는 헌혈 어플리케이션인데, 홈 화면에 매일 혈액 보유 현황이 혈액형별로 표시가 된다. 내가 A형인데, 혈액 보유 현황을 보면 A형이 부족한 날이 많다. 정말 부족한 날엔 ’A형 혈액이 부족하다‘ 라는 문자가 오기도 한다. 그러한 상황을 볼 때, 헌혈을 꾸준히 한 것에 대한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또, 헌혈을 하면 기념품으로 문화상품권이나 기프티콘도 받을 수 있지만, 기부권을 받을 수 있는 옵션도 있다. 가끔 기부권을 선택하기도 하는데, 헌혈 자체만으로도 봉사가 되지만 적은 금액이라도 나의 이름으로 기부가 되면 추가적으로 봉사를 하는 기분이 든다. 이렇게 헌혈만큼 봉사하는 기분을 쉽게, 또 보람차게 느낄 수 있는 활동이 없다고 생각한다.


Q. 자신이 생각하는 헌혈의 장점이나 매력은?

A. 일단, 다른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매력이 가장 크다. 사람들이 모를만한 장점을 하나 생각해 보면, 헌혈을 통해 나의 대략적인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헌혈을 하면 헌혈을 할 때 채취한 피의 일부로 혈액 검사를 해준다. 원래 혈액 검사를 실시하는 이유는 내 혈액이 헌혈에 적합한지 알아보기 위함인데, 일석이조의 효과로 나의 건강 상태까지 알 수 있다. 앞서서 말했던 ‘레드커넥트’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ALT(알라닌 분해효소), 단백질 수치 등의 정보를 제공해 준다. 세밀한 수치는 아니지만, 내 영양 상태는 어떤지, 잠은 잘 자고 있는지 정도는 알 수 있다. 나는 이런 결과를 통해 두 달마다 내 몸을 체크하고 있다.


Q. 헌혈을 고민하고 있는 세종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물론 누구에게나 자기 피가 소중하고, 나도 한번 부모님께 너무 많이 하는 거 아니냐는 잔소리를 들은 적도 있다. 그렇지만, 헌혈엔 정말 큰 가치가 있다. 이만큼 보람찬 느낌을 쉽게 받을 수 있는 봉사가 없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 생각날 때만 해줘도 누군가에게 큰 힘이 된다. 만약 건강상의 문제가 있으면 혈액원 측에서 헌혈을 그만하라고 하거나 진행을 중지하기 때문에 몸에 무리가 가는 일도 잘 없다. 여기서부턴 조금 유치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주사 자국이나 흉터도 안 남고, 기념품과 맛있는 간식도 주니 편한 마음으로 한번 시도해 보면 좋을 것 같다.



▲권영진 학생의 헌혈유공패, 헌혈유공장, 블러드도너 컬렉션(배지)


Q. 앞으로의 헌혈 계획은?

A. 지금까지 32번 헌혈을 했는데, 7~8년 동안 꾸준히 2달마다 헌혈을 하다 보니 벌써 이 숫자가 됐다. 숫자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성격이라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는데, 30번을 채우니 혈액원에서 은장 수여를 해줬다. 찾아보니 헌혈을 50회 하면 금장을 받을 수 있는데, 앞으로도 지금처럼 2달마다 헌혈을 실시하면 2~3년 뒤에 금장을 받을 것 같다. 예전에 혈액원 직원분께 여쭤보니 보통 30대 중반까진 큰 무리 없이 헌혈을 실시할 수 있다고 하셨다. 건강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면 최대한 오래 헌혈을 할 것이다. 앞으로도 헌혈을 통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

 

취재/ 최수연 홍보기자(soo671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