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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덕 무용과 동문,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으로 선출 열정 많던 청년의 무용 인생 30년 성공스토리
2016-11-30 hit 2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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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 김상덕(무용과·85) 동문이 지난 10월19일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으로 선출됐다. 앞으로 3년간 그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무용단을 이끈다.


김상덕 동문은 세종대 무용과를 졸업하고 대학원 무용과 석사와 한양대 대학원 체육학과 박사과정을 마친 뒤, 1990년 국립무용단 단원으로 활동하며 본격적인 무용 인생을 시작했다. 2002~2007년에는 워커힐민속예술단 무용감독으로, 2012년부터 5년 동안은 울산 시립무용단 예술감독으로 지내왔으며, 무용의 난해성이라는 틀을 깨고 대중화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강을 일삼았던 열정 많은 소년


김상덕 동문은 대학교 시절이 정말 재미있었다고 회고했다. 학교에 가면 마냥 벅찼고, 즐거웠다고 한다. 오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 연습하는 고된 일정의 연속이었지만, 그저 춤을 출 수 있다는 것에 행복해한 김 동문이다. 오히려 그는 선배들이 듣는 수업을 몰래 청강하는 ‘도강’도 서슴지 않았다.


“춤추는 것 자체를 좋아했다. 그래서 몰래 선배님들이 듣는 수업에 자주 참여했다. 교실 맨 뒤에 서서 춤을 따라 추곤 했다. 이런 광경을 본 교수님과 선배님들이 열정이 대단하다며 귀여워해 주셨던 게 아직도 생생하다.”



‘나는 무용수다’·‘나는 KD스타다’, 무용 대중화의 시작


2012년 2월부터 김상덕 동문은 울산 시립무용단의 예술감독으로 활동했다. 당시 울산은 문화의 불모지였다. 공연 예매율이 30%대에 그칠 정도로 예술, 무용을 즐기는 사람이 적었다. 무용의 대중화를 위해 고민하던 김 동문은 독특한 기획공연을 준비하게 된다. 이른바 서바이벌 무용 공연 ‘나는 무용수다’와 ‘나는 KD(Korean Dance)스타다’다.


TV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를 보고 착안해 탄생한 ‘나는 무용수다’는 사전 조율 없이 무대에서 무용수가 관객에게 평가받는 참여형 무용공연이다. 울산 시립무용단은 ‘나는 무용수다’를 4회차에 걸쳐 공연했다. 처음에는 무용수의 반발이 심했다. 김상덕 동문에 따르면 무용수들은 본인들이 등수로 매겨지는 것을 싫어한다고 한다.


여러 시행착오와 우여곡절 끝에 ‘나는 무용수다’는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냈고, 결과적으로 대박이었다. 관중들의 반응이 매우 좋았고, 매회 예매율 100%라는 결과를 냈다. 무용수들도 본인의 춤이 관객에게 얼마나 전달됐는지를 평가받는 시스템을 오히려 좋아하기 시작했다. 무용단과 관객 모두가 환호하는 분위기 속에 김상덕 동문은 후속 공연으로 ‘나는 KD스타다’라는 비슷한 형식의 공연을 4회에 걸쳐 선보였고, 이 역시 전회차 예매율 100%라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사실, 김상덕 동문은 무용의 대중화에 기여한 예술인으로 인정받으면서 ‘자란’이나 ‘흑백깃의 사랑이여’, ‘장생포 카르맨’, 'AD암각화' 등 주요 작품이 널리 조명받았다. 이에 대해 김 동문은 그 전에 ’나는 무용수다‘와 ’나는 KD스타다‘를 통해 음악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끌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한다. 무용의 대중화에 있어 파격적인, 시민에게 다가가는 참여형 공연 콘텐츠 덕에 무용의 가치가 격상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으로 선출, 1년 4개월간의 공백을 메우다


금년 10월19일 김상덕 동문이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으로 선출되며 국립무용단은 1년 4개월 동안의 예술감독 부재 문제를 해결했다.


국립무용단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무용단으로, 1962년 우리 전통 민속춤의 재창조와 창작 춤극의 무대화를 목표로 창단됐다. 지난 반세기 동안 90여 편의 정기공연으로 우리 민족의 고고한 정서와 우리 예술의 아름다움을 춤으로 승화시켰으며, 1,000여 차례의 지방 및 해외 공연을 통해 전 세계의 무용팬들에게 감동의 무대를 선물했다.


국립무용단은 “김 신임(김상덕) 감독은 유연하고 합리적인 성품을 바탕으로 무용계와 활발히 소통하며 한국무용의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타 예술가들과의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국립무용단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예술감독으로 선출된 소감과 앞으로의 다짐을 물어보자 김상덕 동문은 “기쁘고 영광스럽지만, 책임감이 크다. 국립무용단이 나아가야 할 정체성을 어떻게 국민에게 전달할지, 1년4개월의 공백을 메워 어떻게 단원들과 소통할지 항상 고민한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립무용단으로서 좋은 공연, 소통·공감하는 공연을 보여드리겠다. 나아가 해외공연을 통해 한국 무용의 아름다움과 풍요로운 한국적 정서를 알릴 수 있게 노력할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꿈의 불씨를 꺼뜨리지 마라.


김상덕 동문은 2002년부터 2007년, 세종대에서 무용과 겸임교수로 활동한 바 있다. 김 동문은 세종대 학생들에게 꿈의 불씨를 유지하라는 덕담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꿈을 잃지 마라. 돌이켜보면 난 그랬기에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스스로 마음의 불을 지피고 관리해야 한다. 꿈의 불씨는 항상 다르다. 꺼지려 하면 다시 지펴야 한다. 작은 불씨라도 남아 있으면 이룰 수 있다. 당장 안 된다고 좌절하지 말고, 불씨를 이어가는 세종대 학생들이 되기를 응원한다.”


춤이 좋아 도강까지 하며 무용에 매진한 열정 많던 청년은 한 국가를 대표하는 무용단의 예술감독이 됐다. 무용은 어렵고 난해한 것이라는 사람들의 편견을 깨 대중화에 성공하고, 한국 무용의 가치를 세계에까지 알린 김상덕 동문은 이제 한국 무용계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핵심적인 인물로 거듭난 것처럼 보인다. 그가 이끌어갈 국립무용단이 국민에게 어떤 예술을 선물할지 관심이 모아 진다.



취재 및 글 | 김중곤 홍보기자(wndrhsd@naver.com)l